| 의심과 불신 mofnews@naver.com |
| 2021년 08월 27일(금) 10:33 |
'누가 나를 죽이려 하는 것 같다.',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 것 같다.', '누군가 매일 나를 훔쳐보는 것 같다.'와 같은 것들이 망상에 포함될 수 있다.
망상은 조현병에서 볼 수 있는 괴이하거나 산만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논리적으로 잘 짜여 있고 체계화된 것이 특징이다. 망상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정서 반응은 망상과 조화를 이루고, 기타 인격 기능도 건전하며 아무리 오래가도 인격의 황폐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편집증은 질서 있고 명료한 사고를 하면서도 확고부동한 망상이 계속되는 것이 본질적이다. 이러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상이나 편집증에 대해서 처음부터 부정적으로 느끼지 못한다.
아내가 남편을 의심하는 것을 보고 의부증이란 한다. 의심하는 마음이 상대를 불신하게 되고 결국 좋은 것을 거부하게 된다. 자신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대상을 멀리하는 것이다. 이처럼 의심은 현실이 아닌 없는 것을 사실로 믿는 것이다.
배우자에 대한 의심은 대개는 근거가 빈약하다. 의처증, 의부증이 심한 사람은 정신의학적으로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잘못된 의심은 비합리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곤 한다. 그래서 행복해야 할 부부 관계는 지옥으로 변한다.
이혼 신청을 하는 이유는 남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남성은 주로 배우자의 불륜을, 그리고 여성은 주로 배우자의 폭력성을 이혼 사유로 꼽는다. 그런데 여기서 배우자의 폭력도 역시 정절에 대한 의심이 주된 원인이다. 모두 상대를 의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비극적 결과이다.
'의심할 의(疑)'자는 사람이 머리는 뒤로하고 몸은 앞을 향해 서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는 모양을 의미한다. 머리를 뒤로하고 있다는 것은 좋지 않은 감정의 표현이며, 앞을 향하고 있는 것은 감정이 먼저 이루어지는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자형(字形)에서 알 수 있듯이 머리와 몸이 서로 반대의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은 상대를 향한 불신의 마음이 의심의 형태로 드러난 것이다.
우리는 의심을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그 하나는 발명과 발견에 있어서 실마리가 되는 것과 또 하나는 사람을 대함에 있어 불신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확실히 모든 발명과 발견은, ‘왜 그럴까?’ 또는 ‘그것이 이렇게 혹은 저렇게 되면 어떤 결과가 될까?’ 하는 의심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대인관계에서 남을 의심하는 것은 관계를 그르치고 나중에는 죄를 빚어내는 수도 있다.
옛날 중국에서 이번 어떤 사람이 소중하게 간직하던 도끼를 잃었다. 아끼던 도끼를 잃은 사람은 누군가가 훔쳐 간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렇게 생각하고 바로 이웃집의 청년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게 되었다.
자기와 마주쳤을 때의 거동도 그렇고, 안색도 그렇고, 말하는 자세도 예사롭지 않은 데다가 얼른 자기를 피해서 가버리는 것이 모두 이상스러웠다.
도끼 임자는 도끼는 틀림없이 이웃의 청년이 훔쳐 간 것으로 확신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던 차에 갑자기 도끼를 자기 집 마루 밑에 두었던 생각이 되살아나서 찾아보니 과연 그대로 있었다.
공연히 남을 의심했다고 후회하고 있는데, 그 청년이 가까이 왔다. 이번에는 그 청년이 거동은 조금도 의심스러운 데가 없었다.
도끼 주인은 크게 깨달았다. 의심의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면 판단과 눈이 멀어지기 때문에 도끼를 훔치지 않았지만, 도적으로 보는 망상을 하게 된 것이다.
반대로 신뢰하는 마음으로 보면 대하는 사람이 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대하게 되면서 사람과의 관계가 굉장히 좋아진다. 즉, 남을 존경하고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신뢰하기 때문이다.
의심은 남을 불신 적인 것으로 대하기 때문에 매사에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한다. 결국, 의심은 사람을 맹(盲)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의심한다는 것은 불신이 싹트기 시작한다는 것이고, 불신이 커지면 눈이 멀어서 상대의 참모습은 보이지 않게 된다.
의심이 많은 사람은 상대를 보는 것보다 선입견과 편견에 먼저 빠져버리는 우(愚)를 범하기 때문이다.
결국, 상대를 바라보는 판단은 흐리게 되고, 상대를 '인간의 비인간화'만 만들어버린다. 스스로 망(妄)한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의심은 불신(不信)으로, 불신은 확신(確信)으로, 확신은 망신(亡身)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의심은 사람을 바꾼다. 주변 사람이 따뜻한 이야기를 해주어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뭔가 꿍꿍이가 있으니까 친절하게 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다 어쩌다 손해라도 입으면 절대 툭툭 털어버리지 못한다.
자기 의심에 대한 확신과 상대방에 대한 원한은 하늘을 찌른다.
그렇게 발전하여 협력적 관계를 맺기 어렵고, 친구도 없어진다. 의심은 의심을 낳고, 삶은 점점 지옥으로 바뀐다. 과도한 의심이 낳는 불행한 삶이다.
의심과 신뢰는 한 끗 차이이다.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점점 신뢰가 사라지고 의심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의심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이끌어주는지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의심이 우리의 마음을 얼마나 삭막하게 끌고 가며 결국 삶을 고립되고 불행하게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의심은 의심을 낳고, 신뢰는 신뢰를 낳는다. 내가 의심을 두고 대하면 그 의심은 의심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지만, 내가 신뢰하고 대하면 그 신뢰는 신뢰로 돌아온다.
모두가 세상을 향해 의심의 눈초리로 마음을 닫고 지내더라고 당신만은 믿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며 발걸음을 내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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