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서남권 사업자 관점의 연·근해 어업 선진화 정책 최창호 취재본부장 news5147@naver.com |
| 2022년 01월 19일(수) 11:29 |
사실 필자는 해운분야의 전문가이지 수산분야는 문외한이며 고향 거제도의 시골 중학교에서 수산일반이란 과목을 배운 것이 이론적인 지식습득의 경험이 전부이다. 다행히 대학에서 본 과정을 개설하고 초대 원장으로 재직하며 수산업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강의를 접하고, 수강에 임하는 원우님들로부터 생생한 실무경험담을 청취할 기회도 가지며, 유자망 어선을 비롯한 어망·어구를 제작하는 현장방문 등을 병행하는 한편, 관련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물 등을 참조하여 어느 정도 업계 실정을 익힐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을 가졌다.
오늘날 대학은 지역연계 상생발전을 위한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고 산학협력을 통하여 현장에 필요한 교육 및 기술과 지식보급에 중요한 역할분담의 책무성을 부인할 수 없다. 그 동안 목포권을 중심으로 한 신안, 진도, 영광 등 서남권 주요 수산업 특화지역에 소재한 해양대학에서 해당 분야의 지식보급에 필요한 학과가 부재하였다는 사실은 커다란 유감으로 인식된다. 다행히 우리 대학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해양산업융합학과가 개설되어 점차 수산분야 등 지역에 필요한 전공이 확대 개설될 예정이므로 향후에는 ICT융합 스마트화 등 급변하는 수산산업의 지식습득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서남권 어업환경과 특성 반영한 어업정책 보완·수정 시급
현재 목포권을 중심으로 한 서남권 지역의 수산업계 종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부의 연·근해 어업정책에 많은 서운함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장의 여론을 종합할 때 대체로 이 지역 어업환경과 특성을 반영하여 향후 시급히 보완·수정이 요구되는 정부의 수산·어업정책은 크게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총허용어획량(TAC : Total Allowable Catch)의 적용문제이다. 정부에서는 최악의 연근해어업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19년 「수산혁신 2030 계획」을 수립하였고, 수산자원관리의 패러다임을 기존의 어획노력량 중심의 관리에서 어획량중심의 TAC 제도로 전환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연근해어업 전체 어획량의 80%를 TAC에 의해 관리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의 원활한 달성을 위해서 TAC 제도의 실효적 확대 및 과학적 관리 강화, 연근해어업 구조개선 및 경영 안정화, TAC 제도 참여 촉진 및 차별화 정책 마련의 세 가지 기본 방향에 입각하여 세부 정책방안을 모색하였다.
그러나 이 정책의 집행과정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계절별 어군·어종의 분포변화와 어획추세, 지역의 특성 등이 면밀히 분석되지 않은 채 부산 등 기존 어획량이 집중된 대규모 지역 업체들의 의견이 편중 반영되어 형편성이 결여 되었다는 점이다. 정부의 해당부서는 지역의 여론을 지속적으로 진지하게 경청하고 해당 업체들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된 합리적이고 공정한 정책이 집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선원부족 문제이다. 연·근해 어업의 노동 특성은 까다로움(Difficult), 위험(Dangerous), 불결한 노동환경(Dirty). 격리(Distance) 등의 소위 ‘4D’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해를 거듭할수록 가용인원이 줄어들고 있으며 국내 승선원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어서 주로 동남아시아 외국인 노동에 의존해 오고 있는 실정에 있다. 자가 선주겸 선장을 제외한 일부 선·기관장은 드물게 한국인이 있으나 이들 마저 고령화에 따라 점차 감소되고 있지만 대체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예컨대 조기를 어획하는 유자망의 경우 척당 기본 8명의 작업 선원이 필요하지만 정부에서는 6명만 외국인 승선 고용을 허가하고 있으므로, 추가적으로 2명을 더 허가하여 고용문제가 원천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현장에서는 선원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불법고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나, 이 경우 관계 당국에 노출 될 시 영업정지 등 엄격한 벌칙이 적용되므로 진퇴양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안강망과 유자망 등 유사업종의 선주들이 선원 빼가기 등 경쟁이 치열하고, 외국인 선원들마저 이와 같은 선주의 약점을 단합하여 이용하는 양상이어서 선박운영에 막대한 애로를 겪고 있는 환경이므로, 정부가 나서서 외국인 선원고용을 위한 유연책을 적극 마련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어선등록에 따른 제도개선이다. 「수산업법」제41조는 어선의 총톤수를 기준으로 근해어업과 연안어업을 구분하고 해당 어업을 하려는 자는 어선 또는 어구마다 해양수산부 장관, 시ㆍ도지사 및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어선법 제8조(건조ㆍ개조의 허가 등)와 제13조(어선의 등기와 등록)에 따라 어선 등록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고 어선의 건조와 개조 등에 대해서도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수산업법에 근거하여 허가받은 어선의 크기(총톤수)는 원칙적으로 변경이 불가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선에 취사실, 화장실 등을 개조 허가 없이 설치하는 편법․불법개조 등의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제도와 현실의 괴리에 기인한다. 어선 선원의 안전과 복지 등 어업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으나 제도적으로 이에 대한 개선이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전문가도 정확한 총톤수를 가늠하기 어렵고 등록 톤수와 실제 어선의 크기가 맞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여 어선관리에 대한 어업인들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길이기준 등 새로운 등록제고가 적극 검토되고 있음은 고무적이며 이러한 길이기준 도입 등의 합리적인 방안이 정책수혜자의 관점에서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연근해 해양환경의 보호 차원에서 필요한 조업 중에 발생하는 폐어망·어구 등의 처리문제, 수산물 경매·유통의 공정성 문제, 어획물 집중시기에 필요한 분류 및 처리공간 확보문제와 조업에 필요한 얼음 등의 원활한 수급문제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역 업계의 건전한 발전과 현안의 공론화를 위해 향후에 별도의 지면을 빌어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고찰해 보기로 할 것이다.
정책의 생성기반은 기존의 제도와 규정이 현실에 부합하지 못하는 모순에서 발현되어 여론의 동향이 형성되고, 그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방향으로 수정·보완·신설되는 것이다. 정책은 크게 조장과 규제로 구분되며 이는 그 시대의 사회 환경과 정책 주체자와 객체 즉, 수혜자의 욕구충족에 필요한 방향에서 결정될 것이다. 물론 고도의 공정성과 합리성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장되어야 함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최창호 취재본부장 news514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