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민 칼럼] 바다는 여전히 묻고 있다

– 우리는 지킬 준비는 되어 있는가

oceanjournal@naver.com
2025년 05월 31일(토) 00:15
임종민/ 칼럼니스트. 해양수산일보 사장
5월 31일, 바다의 날.
그러나 단 하루의 기념보다 더 중요한 건, 바다를 어떻게 바라보고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우리의 태도다.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우리는 너무 오래 외면해왔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 해양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우리의 식탁, 일자리, 산업, 관광, 문화 그리고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거대한 토대다. 수산업, 해운물류, 조선, 해양관광 등 해양 산업은 매년 수백만 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으며, 바다는 오늘도 쉼 없이 국민에게 먹거리와 자원을 내어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 그 바다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흔들리고 있다.국가전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57년간 우리 해역의 평균 수온은 1.58℃ 상승했다.

이는 전 세계 해양 수온 상승률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연근해 어획량은 1980년대 150만 톤에서 2024년 현재 80만 톤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단순한 산업 통계가 아니다. 어민의 그물이 비어가고, 어촌은 늙어가며, 젊은이는 더 이상 바다로 향하지 않는다.

기후 위기 외에도 우리의 무관심은 바다를 병들게 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 해양쓰레기, 불법어업, 무분별한 해저자원 채취, 해안 개발 등 우리의 편의와 이익을 위한 선택들이 쌓여 오늘의 위기를 만들었다.

정부는 최근 친환경 선박, 스마트 양식, 해양 R&D 등 기술 기반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술 이전에 필요한 건 관심이다. 그리고 책임이다.이제는 ‘바다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양은 모든 국민의 공동 유산이자,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미래다.

■ 바다를 지켜낼 다섯 가지 방향

1.과학 기반의 정책이 필요하다.
수온 변화, 어장 이동, 생태계 이상 현상은 이미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이제는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해양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2.지속 가능한 어업 구조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남획을 줄이고, 청년 어민을 육성하며, 스마트 양식 기술을 확대해어촌의 생명력을 되살려야 한다.

3.해양 환경교육의 일상화가 필요하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바다가 왜 중요한지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4.쓰레기 없는 바다를 위한 실천이 절실하다.
정부 정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플라스틱 줄이기와 분리배출에 책임을 져야 한다.

5.해양 문화 콘텐츠 확산을 통해 바다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
문학, 예술, 다큐멘터리, 지역축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바다의 소중함을 사람들의 감성과 일상 속에 스며들게 해야 한다.

바다는 오늘도 묻고 있다.
우리는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가. 선언이 아닌 실천으로, 계획이 아닌 연대로, 기술이 아닌 태도로 이 푸른 생명선을 함께 지켜나가야 한다.

5월의 바다.그 푸름이 우리의 무관심으로 더는 바래지 않기를.

임종민/ 칼럼니스트. 해양수산일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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