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관선 칼럼 ] 바다의 눈물, 우리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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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02일(월) 18:21
최관선/ 해양환경보전국민연합 이사장
하루에도 수천 마리의 해양 생물들이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 갈매기가 삼킨 비닐 조각, 거북이의 몸을 옥죄는 폐그물, 미세플라스틱으로 가득 찬 어류의 뱃속…. 이들은 말이 없지만 이미 우리에게 수많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바다의 눈물이 고요히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바다를 무한한 공간으로 생각해 왔다. 넓고 깊은 바다는 무엇이든 품어줄 것이라 믿었고, 육지에서 발생한 쓰레기와 오염물질이 결국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 착각해 왔다. 그러나 바다는 결코 무한하지 않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는 사라지지 않고 더 작은 조각으로 분해되어 해양 생태계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우리는 육지에서의 편리함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바다에 떠넘겨 왔다. 일회용품, 담배꽁초, 플라스틱 빨대, 스티로폼 박스, 폐어망과 폐부표까지 수많은 폐기물이 강과 하천을 따라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그것들은 물고기의 먹이가 되고, 바닷새의 생명을 위협하며, 결국 인간의 식탁으로 되돌아온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행위는 결국 우리 자신의 건강과 미래를 위협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최근에는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한 환경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플라스틱 입자들은 해양생물의 몸속에 축적되고, 먹이사슬을 따라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양오염이 더 이상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위기라고 경고하고 있다.

해양 환경은 단지 아름다운 풍경의 상징이 아니다. 바다는 지구 산소 생산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기후를 조절하고 수억 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생명의 터전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가에게 바다는 경제적 자산이자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바다는 신음하고 있다. 연안 곳곳에는 해양 쓰레기가 쌓이고, 갯벌과 해안 생태계는 훼손되고 있으며, 어족자원 감소로 어민들의 삶도 위협받고 있다. 바다가 병들면 생태계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공동체까지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해양환경보전국민연합은 전국 곳곳에서 해양 정화 활동, 해안 쓰레기 조사, 해양생물 보호 캠페인, 어린이 해양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깨끗한 바다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바다를 살리는 일은 특정 단체나 일부 활동가의 사명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함께해야 할 공동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다 체계적인 해양쓰레기 수거와 자원순환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기업은 친환경 생산과 책임 있는 폐기물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학교와 지역사회는 미래세대에게 해양환경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실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참여가 가장 큰 힘이 된다.

우리의 행동은 작아 보여도 결코 가볍지 않다. 오늘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일, 쓰레기를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일, 해변을 산책하며 눈에 띈 플라스틱 조각 하나를 줍는 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일 모두가 바다를 살리는 소중한 실천이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듯 작은 실천이 모여 건강한 바다를 만든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일상 속에서 해양 생태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 그것이 바다의 눈물을 멈추게 하는 첫걸음이다. 바다는 우리에게 수많은 것을 내어주었지만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가 바다를 위해 응답해야 할 차례다.

바다를 지키는 일, 그것은 결국 사람을 지키는 일이다. 푸른 지구의 품을, 우리가 먼저 안아줘야 할 때다.

최관선/ 칼럼니스트. 해양환경보전국민연합중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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