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호 칼럼] 문화로 불어오는 푸른 바람

– 공연과 예술이 만드는 푸른 변화의 시작점

oceanjournal@naver.com
2025년 06월 03일(화) 15:08
최창호/ 칼럼니스트
“이 바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지킬까요.”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한 해양환경의 현실은 더 이상 시인이나 예술인의 몫만이 아니다.

기후 위기와 해양 오염, 바다 생태계의 붕괴는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우리 곁의 일상으로 이미 다가왔다.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국민은 바다를 관광지나 풍경으로만 인식한다.

해양쓰레기, 미세플라스틱, 바다 생물 감소, 연안 침식 같은 문제는 뉴스 한 줄로 휘발되고, 인식은 낮은 수준에 머문다. 그래서 지금, ‘환경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문화적 공감’이다.

무대 위의 한 곡의 음악, 한 편의 시, 한 장면의 연극이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는 울림은 통계나 정책 자료보다 훨씬 깊고 오래간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예술과 문화가 해양환경을 위한 강력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최근 일부 지역축제나 환경 행사에서 바다를 주제로 한 뮤지컬, 환경 난타 퍼포먼스, 해양 쓰레기로 만든 설치미술 등이 관객과 직접 호흡하며 생태 감수성을 높이는 시도가 늘고 있다.

아이들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바다 정화 캠페인을 ‘퍼포먼스 + 음악 + 전시’로 기획하면,
그것은 단순한 행사가 아닌 공감의 장이 된다.

예술은 외친다.
“지금이 아니면, 바다는 멈추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 외침은 때때로 문화라는 포장 속에 들어갈 때 더 멀리 울릴 수 있다.
국가 차원의 해양환경 홍보 예산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문화기획자와 예술인들이 ‘지속가능한 해양’이라는 메시지를 공연과 행사에 담아야 할 때다.

해양청소년극, 바다시(海詩) 낭송, 해양 다큐 음악회, 환경체험형 예술축제 등 다양한 형식으로 바다를 ‘경험’하게 할 때, 사람들은 그것을 기억하고 행동으로 옮긴다.

특히 지역 단위 문화행사는 해양환경에 대한 생활 속 인식을 넓힐 수 있는 최적의 접점이다.
관람객에게는 예술을 통한 감동이, 참여자에게는 환경보전에 대한 자각이, 기획자에게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의 가능성이 생긴다.

우리는 이제 물어야 한다.
지금 우리 지역의 문화행사, 공연, 축제는 단지 즐기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한 것인가.

그 변화는 바다에서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문화가 그 변화를 이끄는 첫 번째 파도가 될 수 있다.

최창호/ 칼럼니스트. 해양수산일보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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