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19 군사 합의' 복원 공식화...한강하구 공동 이용 움직임 급물살

정전협정상 민용선 개방 수역
남북 경색에 자유 항행 물거품

李 대통령 “단계적 이행 준비를”
인천-남포 간 항로 재개도 기대
시민사회, 중요성 환기 토론회

정도연 기자 oceanjournal@naver.com
2025년 08월 19일(화) 09:25
▲ 최근 광복절 80주년 경축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9·19 군사 합의 복원 선언으로 군사적 긴장과 금단의 상징이던 한강하구 접경 수역의 평화적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인천 강화군 교동도 망향대에서 시민이 한강하구 수역 건너편 북측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연합
[해양수산일보 = 정도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남북 합의 단계적 이행"을 강조하면서 다시 남북 교류 물꼬가 트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정부가 '9·19 군사 합의' 복원을 공식화한 가운데, 남북 경제 협력 거점이었던 접경 도시 인천에서도 서해평화수역 조성과 한강하구 공동 이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기존 남북 합의 중에서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 이행을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 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거듭 한반도 긴장 완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남북 협력을 재개하는 기존 합의로는 2018년 9월19일 체결된 '군사 분야 합의서'가 첫머리에 꼽힌다. '판문점 선언' 이행 목적으로 체결한 군사 합의에서 남북은 "서해 해상에서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 어로 구역을 설정하기로 했다"며 "한강하구 공동 이용을 위한 군사적 보장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강하구는 한강과 임진강·예성강이 서해와 만나는 물길로, 경기 파주시부터 인천 강화군까지 67㎞ 구간이다. 1953년 7월27일 체결된 정전협정문은 "쌍방의 민용 선박 항행에 이를 개방한다"며 한강하구를 중립수역으로 규정했다.

9·19 군사 합의를 기점으로 한강하구 공동 이용 움직임은 급물살을 탔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 공동 수로 조사에 나선 남북은 군사 합의 첫 번째 이행 조치로 2019년 1월30일 한강하구 해도를 주고받았다. 남북 군사 실무 접촉을 마치고 국방부는 "민간 선박의 한강하구 자유 항행을 시범적으로 허용하고, 단계적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한강하구 뱃길은 열리지 않았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화 복원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단계적으로 군 통신과 9·19 군사 합의 복원 등으로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한강하구뿐 아니라 인천항을 통한 경협 재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010년 당시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대북 제재 지침인 '5·24 조치' 이전까지 인천은 남북 간 해상 물자를 운송하는 거점이었다. 인천항과 남포항 사이에는 정기 항로도 운영됐다.

시는 2021년 수립한 '평화도시 조성 기본계획(2021~2025)'에서 "한강하구 인천권역은 남북 공동 어로뿐 아니라 인문·생태·환경·관광 등 보유 자원을 활용한 평화 기반 조성 지역으로서 가치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인천의 지정학적 강점과 해상 항로, 항공망 등 교통 네트워크를 통한 남북 물류 중심지 구축"이라는 비전을 내놓은 바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한강하구를 주목하고 있다. 인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조직위원회'는 정전협정과 한강하구 중립수역 중요성을 공유하는 토론회를 이르면 이달 말 개최할 예정이다. 장정구 공동집행위원장은 "9·19 군사 합의 복원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한강하구 수산 자원과 해양쓰레기 등에 대한 추가적 학술 조사가 지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도연 기자 oceanjourn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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