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호 칼럼] 바다는 생명을 키우고, 문학은 그 생명을 기록한다

-해양수산의 현실과 문학적 기억, 그 사이에 남겨진 인간의 삶

해양수산일보 oceanjournal@naver.com
2025년 12월 07일(일) 04:27
최창호/ 시인, 칼럼니스트
바다는 단순한 자원의 저장고가 아니다.
수천 년 동안 사람과 문명을 품어왔고, 오늘도 생명의 근원을 제공하고 있다. 해양수산은 이 풍요를 관리하며 미래 세대의 식탁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바다는 산업 지표나 정책 숫자로만 해석될 수 없다. 바다는 삶이 깃든 공간이고, 세대의 이야기가 스며 있는 현장이다. 이 이야기를 기억하고 전하는 역할이 문학에 있다.

어촌의 새벽은 하나의 기록이다.
밀려오는 파도와 떠나는 배, 거친 바람을 견디는 어민의 손은 지역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인간의 시간과 감정이 축적된 삶의 현장이다.

문학은 그 현장을 언어로 남기며 다음 세대가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수산업과 문학은 서로 무관한 영역이 아니라 현실과 기억을 잇는 두 축이다.

바다는 경제적 자원이자 식량 공급원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해양수산의 현장에는 가족의 생계, 공동체 유지, 그리고 세대 간 전승되는 삶의 방식이 녹아 있다. 이는 단순한 생산 행위가 아니라 지역사회를 지속시키는 문화적 기반이다.

이러한 문화적 기반이 무너지면 산업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정체성도 함께 흔들린다. 문학은 이 정체성이 사라지지 않도록 기록하고, 미래 세대가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산업과 문화가 둘이 아니듯, 바다와 문학 역시 서로 떨어질 수 없다. 해양환경 보전과 수산자원 관리가 경제적 과제라면 문학적 기록은 그 과정과 의미를 사회적 기억으로 전하는 문화적 책임이다.

바다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다면 생명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 생명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와 공동체 문화가 사라진다. 문학은 이런 소멸을 막는 역할을 한다.

정책이 미래를 지키면 문학은 그 미래의 정당성을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바다를 지킨다는 것은 생활과 산업을 보호하는 일을 넘어, 공동체의 기억과 인간의 삶을 보존하는 문화적 책임이다. 해양수산이 현실을 지킨다면 문학은 그 현실의 가치를 기록한다. 두 영역이 함께 갈 때 바다는 생명으로 남고 문학은 그 생명을 의미로 남긴다.

바다와 문학은 결국 인간의 삶을 지키는 동일한 목표를 가진 파트너이며, 우리가 바다를 보호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창호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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