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표 “새벽배송 해보겠다”…주·야간 노동 차이 없다는 주장 파문

염태영 의원 제안에 로저스 “같이 하자”

김철석 기자 oceanjournal@naver.com
2025년 12월 31일(수) 17:18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
[해양수산일보= 김철석 기자] 쿠팡의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잇따른 노동자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열린 국회 연석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31일 “직접 야간 택배 기사 일을 체험해볼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전날 청문회에서 “야간근무가 주간근무보다 힘들다는 증거가 없다”고 한 로저스 대표의 발언이 도마에 오르며 한 국회의원이 ‘직접 한번 해보라’고 한 데 따른 것이다.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님과 함께 배송을 하도록 하겠다”며 “저는 이미 몇번 그런 경험이 있고, 의원님도 원하시면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주일 정도 같이 일해보시기를 제안한다”고 한 데 대한 답이다.

전날 청문회에서 로저스 대표는 박홍배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야간근무가 주간근무보다 힘들다는 증거를 알지 못한다”고 한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은 지난해 쿠팡 사업장에 119구급차가 출동한 내역을 분석해 119구급차 출동이 밤 9시와 밤 10시, 새벽 2시 등 야간에 집중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야간 노동이 구조적으로 (노동자의 건강) 위험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로저스 대표에게 물었다.

이날 염 의원은 청문회 초반 전날 로저스 대표의 발언에 대해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다. 야간 근무자가 주간 근무자에 비해 몸이 부담이 훨씬 더 하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현장을 아는 분이 어떻게 이런 얘기를 하는지 궁금하다. 저와 같이 하루 12시간 심야배송 업무를 같이 해보실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에서도 염 의원은 쿠팡 택배기사들의 경우 캠프에서 회수해 온 프레시백을 해체·반납하고, 롤테이너에 실려온 배송 물품을 소분하는 데 1시간 가량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쿠팡이 이런 노동시간을 모른 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이 이런 작업 시간을 빼고 근무시간을 산정해놓고 택배기사 근무시간을 하루 12시간, 주 60시간을 넘기지 말자는 1·2차 택배 사회적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프레시백 반납과 분류 작업을 끝내고 물건을 차량에 실으면서 피디에이(PDA) 단말기로 스캔하는 시점에서야 근무를 시작했다고 쿠팡이 보기 때문이다. 염 의원은 “이런 작업들이 다 육체적 노동인데 근무시간에 안잡히니까 노동자 과로사가 문제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저스 대표가 이에 대해 “이 내용은 제가 아는 저희 시스템 작동 방식과 다르다”고 하자 염 의원은 “아까 요청했듯이 같이 택배 체험을 한 번 하자. 하루가 아니라 일주일 동안 물류센터에서 같이 일해보면 이런 작업 시간이 근무시간에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 알 수 있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염 의원은 “쿠팡이 (사회적합의에 따라) 분류 작업에 대해 (택배 기사들에게) 적정 대가를 지급하기로 해도 주 60시간 초과 문제가 여전히 남기 때문에 근무 시간 인정 기준에 대한 개선 방안도 쿠팡이 사회적대화에서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동의한다”며 “이건 노동부가 지시하기 이전에 쿠팡 스스로 약속했던 사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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