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석 칼럼] 바다는 쓰레기통이 아니다, 댐도 예외일 수 없다
해양수산일보 oceanjournal@naver.com
2026년 04월 01일(수) 10:14
김철석/ ㈜충주호크루즈 대표이사
우리는 흔히 바다를 떠올릴 때 ‘넓다’, ‘깊다’, ‘끝이 없다’는 말을 먼저 꺼낸다.
그 넓고 깊은 품 때문에 바다는 오랫동안 인간의 무심함마저 묵묵히 받아들여 온 존재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 바다는 더 이상 우리의 무관심을 감당할 만큼 너그럽지 않다.

해마다 늘어나는 해양쓰레기가 바다의 숨통을 서서히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다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마시는 물의 근원이 되는 댐과 호수 역시 이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집중호우나 태풍이 지나간 뒤, 강과 하천을 따라 떠내려온 각종 쓰레기들이 댐 수면을 가득 메운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나뭇가지와 생활쓰레기,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병, 비닐봉지까지 뒤엉켜 떠다니는 광경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다.

이 쓰레기들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길가에 무심코 버린 쓰레기, 농촌에 방치된 폐비닐, 공사 현장과 생활 공간에서 흘러나온 폐기물들이 비와 바람을 타고 하천으로 유입되고, 결국 강을 따라 흘러 내려와 댐과 바다에 쌓인 것이다.

자연은 단지 우리가 버린 것들을 한곳에 모아 보여줄 뿐이다. 특히 댐은 단순한 호수가 아니다. 많은 국민이 마시는 식수를 공급하는 생명의 저장고다. 그럼에도 집중호우 이후 쓰레기로 뒤덮인 수면을 바라보고 있으면, 우리가 과연 물의 소중함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정수 시설이 아무리 잘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오염의 근원을 방치한다면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

바다로 흘러간 쓰레기의 피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바다거북과 물새들은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삼키고, 폐어망에 걸린 물고기들은 빠져나오지 못한 채 죽어간다. 미세하게 부서진 플라스틱은 해산물 속에 축적되고, 결국 우리의 식탁으로 되돌아온다. 자연을 향해 버린 쓰레기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오는 셈이다.

댐 역시 마찬가지다.
수면 위에 떠 있는 쓰레기는 단순한 미관의 문제가 아니다. 부패 과정에서 수질 오염을 유발하고, 정수 처리 과정에 부담을 주며, 무엇보다 국민의 식수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깨끗해야 할 물의 시작점이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면, 그 자체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버려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하천 주변의 쓰레기 관리와 불법 투기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농촌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관리 역시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동시에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지속적인 하천과 댐 정화 활동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의식이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작은 쓰레기 하나가 빗물에 떠밀려 하천으로 흘러들고, 결국 댐과 바다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은 우리가 버린 것을 결코 사라지게 하지 않는다. 단지 다시 마주하게 될 때까지 잠시 숨겨둘 뿐이다. 바다는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터전이고, 댐은 우리의 생명을 이어주는 식수원이다. 그 어느 곳도 쓰레기통이 될 수 없다.

깨끗한 물과 바다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버린 쓰레기의 흔적만 남길 것인지는 결국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김철석/ ㈜충주호크루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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