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관선 칼럼] 해양쓰레기 소각장, 반대만으로는 답이 아니다 -바다가 감당할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서 있다 해양수산일보 oceanjournal@naver.com |
| 2026년 04월 03일(금) 0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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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물결은 여전히 평온해 보이고, 바람은 예전과 다름없이 불어온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착각한다. 이 바다가 모든 것을 받아주고, 결국은 스스로 정화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버린 것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들은 파도 아래에 쌓이고, 그물에 걸리고, 결국은 다시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제 해양쓰레기는 먼 바다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문제다. 문제는 분명하다. 이 넘쳐나는 해양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방치할 것인가. 매립할 것인가. 아니면 소각하여 에너지로 바꿀 것인가.
해양쓰레기는 일반 폐기물과 다르다. 염분과 수분이 섞여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며, 매립할 경우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라는 또 다른 피해를 낳는다. 결국 남는 선택지는 소각, 그리고 에너지화다. 이것은 이상적인 선택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하지만 ‘소각장’이라는 단어 앞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해한다. 다이옥신, 악취, 건강 피해, 집값 하락. 이러한 우려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과거의 경험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기술은 과거와 다르다. 최신 소각시설은 다층 필터 시스템을 통해 유해물질을 차단하고, 배출 수치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며, 밀폐 구조로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미 유럽과 일본에서는 이러한 시설이 도심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각장은 더 이상 ‘쓰레기장’이 아니라 에너지를 생산하는 또 하나의 발전소로 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여전히 ‘무조건 반대’라는 벽에 가로막혀 있다.
그 이유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왜 하필 우리 지역인가.” “정말 안전한가.”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는가.” 이 질문들 속에는오랜 시간 쌓인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이 문제는 단순한 설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주민이 직접 확인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구조, 그리고 지역과 이익을 함께 나누는 방식이 필요하다.
환경시설은 더 이상 ‘참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책임지고 함께 나누는 자산’이 되어야 한다.정치 또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선거를 앞두고 내세운 약속은 순간의 선택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미뤄진 문제의 대가는 결국 지역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한다.
해양쓰레기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쌓이고, 더 위험해질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찬성과 반대를 넘어선 책임 있는 결단이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눈앞의 불편을 피할 것인가, 아니면 미래의 재앙을 막을 것인가.
고흥 앞바다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다.
그러나 그 침묵은 경고다.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다. 지금 우리가 책임지지 않으면 그 대가는 반드시 돌아온다. 외면하면 결국 그 대가는 우리 모두가 치르게 된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늦는다.
외면하면 모두가 무너진다.
최관선/(사)해양환경보전국민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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