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아직 끝나지 않은 이름, 세월호

- 진실은 왜 아직도 바다 위에 머물러 있는가

김송희 기자 k3657745@naver.com
2026년 04월 16일(목) 20:47
김송희/ 취재본부장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은 많은 것을 바꾸고, 많은 것을 잊게 만든다. 그러나 어떤 이름은 시간의 바깥에 남는다.

세월호 참사는 바로 그런 이름이다. 우리는 흔히 이 사건을 ‘과거’라고 부른다.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매년 이맘때가 되면 다시 떠오르는 기억, 다시 되살아나는 질문들, 그리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진실의 조각들을 마주할 때마다, 세월호는 결코 과거로 밀려나지 않는다.

최근 다시 추진되고 있는 세월호 관련 미공개 자료 공개는 단순한 정보 공개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이 사건을 어디까지 직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진실을 끝까지 밝히겠다는 의지인지, 아니면 적당한 선에서 덮고 지나가려는 타협인지가 이 문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월호 참사는 단지 해상 사고가 아니었다. 그날 우리는 한 사회의 구조 시스템과 책임 의식, 그리고 생명을 대하는 태도를 동시에 목격했다. 구조가 지연되는 동안, 수많은 생명이 차가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 시간은 단순한 ‘골든타임’의 상실이 아니라, 국가가 시민을 지키지 못한 시간으로 기억된다.

물론 그 이후 우리는 변화를 말해왔다. 안전 규정은 강화되었고, 제도적 보완도 이루어졌다.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 노력도 이어졌다. 그러나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우리는 정말 충분히 밝혔는가. 우리는 정말 끝까지 책임을 물었는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세월호를 둘러싼 논쟁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정치적 해석, 피로감이라는 이름의 거리두기, 그리고 점점 희미해지는 사회적 관심까지.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사건이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현재라는 사실이다.

유가족들에게 세월호는 끝난 사건이 아니다. 그들에게 시간은 흘러간 것이 아니라, 멈춰 있는 것이다. 기억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공동체의 비극에 있어 기억은 책임에 가깝다. 세월호를 기억한다는 것은 단지 추모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를 점검하는 일이다. 그 점검은 불편하고 때로는 갈등을 낳는다. 하지만 그 과정을 피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세월호를 마주할 가능성을 스스로 키우는 셈이 된다.

노란 리본은 이제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상징은 의미를 잃는 순간, 형식으로만 남는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그 지점이다. 기억이 의례로만 소비될 때, 비극은 반복된다.

1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묻는다. 세월호는 끝났는가.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할 수 없다면, 우리의 역할 또한 끝나지 않은 것이다. 미공개 자료의 공개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진실은 시간이 아니라 의지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월호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 거울을 외면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를 놓치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그 이름을 다시 부른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름,
세월호.

김송희 취재본부장 k3657745@naver.com
김송희 기자 k36577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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