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녹조의 경고…유해 남세균과 간 질환 연관성 주목

낙동강 녹조 매년 반복
유해 남세균 독소, 간 건강 위협 우려
전문가들 “정부 차원 정밀 역학조사 필요”

황보형 기자 oceanjournal@naver.com
2026년 07월 13일(월) 01:10
대구 달성군 구지면 이노정 인근 하천에 녹조가 창궐한 모습. 사진= 낙동강네트워크 제공
[해양수산일보= 황보형 기자]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을 비롯한 주요 하천에서 녹조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유해 남세균이 배출하는 독소와 주민들의 간 질환 발생 사이에 통계적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녹조가 심한 지역일수록 비알코올성 간 질환 발생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돼 정부 차원의 정밀 조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구 시민들의 주요 식수원인 낙동강 강정고령보 구간에는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지난 6월 중순부터 이어지고 있다.

녹조를 일으키는 남세균 가운데 일부는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라는 독성 물질을 생성한다. 이 물질은 강한 간 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기간 노출될 경우 간 손상과 간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국내외에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경북대학교 이승준 교수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4대강 유역의 녹조 발생 현황과 지역 주민들의 비알코올성 간 질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4대강 사업이 완료된 이후인 2013년부터 낙동강과 금강, 영산강 유역에서 녹조 발생 강도와 비알코올성 간 질환 발생률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준 경북대학교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해외에서는 녹조가 심한 지역에서 간 질환이나 간암, 뇌 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며 “국내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분석한 결과 일정한 상관관계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연구 결과만으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통계적 연관성은 확인됐지만 실제 주민들이 녹조 독소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세밀한 역학조사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통계자료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며 “정부가 실제 주민들의 독소 노출 정도와 건강 영향을 정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의 일환으로 이달 초부터 민관 합동 녹조 독소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와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조사는 하천 내 녹조 독소의 분포와 노출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낙동강 유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영향 조사와 역학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계 관계자는 “녹조 문제는 단순한 수질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과학적 조사와 객관적 검증을 통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후환경부는 민관 공동조사를 통해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녹조 독소 노출 실태와 건강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 방안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형 기자 oceanjourn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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