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항, 북극항로 핵심 거점 도약 추진…화물·에너지·기술 중심 육성

정부·경북도·산학연 머리 맞대
북극항로 시대 대비 전략 본격화

김철석 기자 oceanjournal@naver.com
2026년 07월 26일(일) 11:50
경북도는 지난 15일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해 ‘북극항로추진팀’을 신설했다. 사진=경북도 제공
[해양수산일보= 김철석 기자] 경북도가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해 포항 영일만항을 화물과 에너지, 첨단기술이 융합된 복합 물류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경북도는 지난 23일 동부청사에서 '북극항로추진협의회'를 열고 정부와 포항시, 대학, 연구기관, 물류기업 등 관계자들과 함께 영일만항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협의회에는 정부와 경북도, 포항시를 비롯해 대학과 연구기관, 물류기업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해 북극항로 개척과 연계한 영일만항 발전 전략을 공유했다.

김인현 고려대 명예교수는 북극항로특별법 제정의 의미와 경북의 대응 방향을 발표했으며, 경북도는 영일만항 특화항만 조성 계획과 인공지능(AI) 기반 극지 해양기술 개발, 관련 산업 생태계 구축 현황을 소개했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영일만항을 단순히 선박이 기항하는 항만이 아니라 ‘화물을 만들어 내는 산업형 항만’으로 전환하는 데 있었다.

경북연구원 박선율 경제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포항 영일만항 물동량 분석 및 확보 방안'을 발표하며 현재 영일만항의 구조적 한계를 진단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영일만항 컨테이너터미널에는 고려해운만 운항했으며, 수출보다 수입 비중이 높은 구조를 보였다. 주요 교역국은 베트남(35.6%), 중국(31.8%), 인도네시아(24.2%) 순으로 나타났으며, 경북 지역 화물 상당수는 항로와 운항 횟수가 많은 부산항과 부산신항을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 부연구위원은 "영일만항 활성화의 핵심은 화주와 물류기업, 선사를 효과적으로 연결해 안정적인 물동량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항로 확대와 운항 횟수 증가, 배후 물류서비스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포항~부산 연안운송 지원과 항만 마케팅 강화가, 중장기적으로는 포항~동남아 직항로 시범 운영과 카보타지(외국 선사의 국내 항만 간 운송 제한) 규제의 제한적 완화, 포항항 전담조직 신설 등이 제안됐다.

또한 북극항로의 현실적인 여건도 함께 분석됐다.

박 부연구위원은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현장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현재 북극항로는 아직 정기 운항보다는 시험 운항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선원 교육과 보험 비용 등이 상업 운항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항만 시설 확충에 앞서 북극권의 에너지와 광물 자원을 경북의 철강·이차전지·해상풍력·수소산업과 연계해 안정적인 화물을 확보하는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포스텍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국제 북극연구협력센터와 해운정보센터를 구축해 극지 연구와 해양기술 분야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됐다.

해외 선진 항만 사례도 소개됐다.

노르웨이 트롬쇠항은 인구 7만 명 규모의 도시임에도 북극 물류와 수산업, 크루즈 관광, 극지 연구를 결합한 다목적 항만으로 성장했으며, 공항과 대학, 연구기관을 연계한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오슬로항은 컨테이너와 여객, 크루즈 기능을 통합하고 육상전원공급장치(AMP), 전기페리, 친환경 항만장비, 저탄소 선박 인센티브 등을 도입해 친환경 스마트항만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일만항도 LNG와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공급체계와 저탄소 항만 운영기술을 구축해야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선박과 글로벌 물류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영숙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정부 정책과 연계한 단계별 실행계획을 마련해 영일만항을 북극항로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 핵심 거점항만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철석 기자 oceanjourn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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