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란봉투법’ 본격 시험대…원청 사용자성·교섭 범위가 최대 쟁점 노동연 “하반기 중노위 판단 쌓이며 기준 구체화” 박병선 기자 oceanjournal@naver.com |
| 2026년 09월 06일(일) 17: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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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노동연구원의 ‘2026년 상반기 노사관계 실태 분석과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개정 노조법 시행에 따른 원·하청 교섭질서의 정착 여부가 주요 노사관계 현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하청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 요구가 빠르게 확산했지만, 실제 교섭이나 단체협약 체결까지 이어진 사례는 제한적이었다.
하반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및 교섭단위 관련 판단이 축적되면서 원청의 교섭 책임과 교섭 의제의 범위가 점차 구체화할 것으로 노동연은 내다봤다.
개정 노조법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하지 않은 원청이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경우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도록 사용자 개념을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현장에서는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어떤 근로조건까지 실질적으로 결정한다고 볼 것인가’, ‘사용자로 인정될 경우 어떤 사안을 놓고 교섭해야 하는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오션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이 같은 원·하청 교섭 문제를 가늠할 주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사내 급식과 통근버스, 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도급업체 웰리브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지난 7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한화오션 측은 중노위 결정을 거부하거나 단체교섭을 지연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 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을 받아보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법원이 향후 어떤 판단을 내놓느냐에 따라 조선업뿐 아니라 제조업과 건설업, 물류·서비스업 등 다단계 도급구조가 형성된 산업 전반의 원·하청 교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법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섭 혼선을 줄이기 위한 후속 제도 정비도 과제로 꼽힌다.
교섭 회피나 장기화를 막기 위한 교섭촉진제도를 비롯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개선과 단체협약 효력 확대 등이 주요 논의 대상으로 제시되고 있다.
정부가 각종 태스크포스(TF)와 노정협의체 등을 통해 모색하고 있는 초기업적 노사관계 모델이 공공부문을 넘어 민간의 산업·업종별 교섭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노란봉투법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노동위원회나 법원의 판정에만 의존하기보다 노사가 실제 교섭 테이블에 앉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노동 전문가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도 원청의 사용자성이나 교섭단위를 둘러싼 분쟁이 중앙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에 의존하는 경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와 사법부는 교섭을 대신하기보다 실질적인 교섭이 가능하도록 조건과 절차를 마련하는 데 역할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노란봉투법의 성패는 법 조항 자체보다 산업현장에서 원청과 하청 노동자 간 실질적인 교섭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올해 하반기 축적될 노동위원회의 판정과 법원의 판단이 새로운 원·하청 노사관계의 기준을 만들어갈지 주목된다.
박병선 기자 oceanjournal@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