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례까지 치렀는데 살아 있었다”…네팔 60대 여성, 대홍수 10일 만에 ‘기적 생환’ 진흙에 파묻힌 4층 건물서 희미한 울음소리 듣고 구조 김철석 기자 oceanjournal@naver.com |
| 2026년 09월 07일(월) 05:33 |
|
6일 현지 당국과 외신 등에 따르면 네팔 구조대는 전날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베트라와티에서 진흙과 토사에 파묻힌 건물 안에 갇혀 있던 찬디카 슈레스타를 구조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슈레스타는 64세로, 지난달 26일 대홍수가 발생한 뒤 가족들과 함께 실종됐다.
열흘 동안 생사를 확인할 수 없자 가족들은 사실상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실종 8일째에는 시신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풀로 만든 형상을 대신해 장례 의식까지 시작했다.
하지만 기적은 대홍수 발생 열흘 뒤 찾아왔다.
도로 복구 작업을 위해 현장에 투입된 네팔 무장경찰대가 매몰된 건물 인근을 지나던 중 희미한 울음소리를 들었다. 구조대는 즉시 진흙을 걷어내기 시작했고 창문을 깨고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그곳에서 살아 있던 슈레스타를 발견했다.
슈레스타가 갇혀 있던 곳은 4층짜리 건물이었다. 홍수와 토사가 덮치면서 건물 전체가 원래 자리에서 약 100m나 밀려났고 3개 층 이상이 진흙 속에 파묻힌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은 깨진 창문을 통해 진흙투성이 내부로 들어가 슈레스타를 밖으로 끌어냈다.
구조 직후 슈레스타는 헬기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함께 실종됐던 가족들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생환은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전해진 구조 소식과 맞물리면서 더욱 큰 희망을 안기고 있다.지난 5일에는 네팔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터널 약 225m 지점에서 중국인 노동자 루하이타오가 구조됐다. 네팔군과 한국의 전문 구조팀 등이 참여한 구조작업을 통해 대홍수 발생 10일 만에 살아서 터널 밖으로 나왔다. 구조 당시 가벼운 저체온 증상이 있었지만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전인 4일에도 어퍼 트리슐리-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인 노동자 2명이 대홍수 발생 9일 만에 구조됐다.
불과 이틀 사이 4명의 생존자가 잇따라 발견된 것이다.
특히 대홍수 당시 수력발전소와 공사 현장의 터널 등에 상당수 노동자가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네팔 당국과 국제 구조팀은 생존자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연이은 생환 소식은 사고 발생 열흘이 지난 뒤에도 터널이나 매몰된 건물 내부에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참사는 지난달 26일 네팔과 티베트 접경 지역에서 빙하 붕괴로 촉발된 대규모 홍수와 토사류로 발생했다. 6일 로이터가 전한 최신 집계로는 네팔과 중국에서 1300명 이상이 숨지고 5000명 이상이 실종된 상태다. 중국 측은 티베트에서 31명이 숨지고 53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사망·실종자 수는 수색 과정에 따라 계속 변동하고 있다.
참사 발생 11일째에도 수천 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장례 의식까지 시작했던 여성이 살아 돌아오고 지하 깊은 터널에서 노동자들이 잇따라 구조되면서 현장에서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한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김철석 기자 oceanjournal@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