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가 항만을 바꾼다…KMI, 스마트 항만·물류 혁신 방향 제시

UNESCAP과 ‘AI 기반 물류 모빌리티’ 세션 공동 개최
진해신항 자율화·데이터 표준화·사이버보안·국제협력 논의

황보현 기자 oceanjournal@naver.com
2026년 09월 11일(금) 09:44
[해양수산일보= 황보형 기자]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로봇과 항만 장비 등 현실 공간에서 직접 움직이고 판단하는 ‘피지컬 AI’ 시대를 맞아 항만과 물류산업의 미래 혁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원장 조정희)은 지난 8일 열린 ‘2026 글로벌 모빌리티 콘퍼런스’에서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와 공동으로 ‘AI 기반 물류 모빌리티’ 분과 세션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콘퍼런스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국제교통포럼(OECD-ITF)이 공동 주최하고 KMI를 비롯한 국내외 유관기관이 공동 주관했다.

‘혁신을 일상으로: 적응의 시대를 이끄는 혁신’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정부와 국제기구 관계자, 산업계·학계·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석해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실제 산업과 일상에 적용하기 위한 정책·제도적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KMI가 마련한 ‘AI 기반 물류 모빌리티’ 세션은 ‘AI가 움직이는 항만: 스마트 운영과 물류 모빌리티 혁신’을 주제로 진행됐다. 피지컬 AI를 비롯한 첨단 AI 기술이 항만 운영과 물류·공급망에 가져올 변화를 살펴보고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제도적 과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KMI 안승현 부연구위원은 피지컬 AI를 기반으로 한 자율화 항만으로의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진해신항을 중심으로 미래 항만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관련 산업 육성, 제도적 기반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자동화 항만의 운영 경험과 AI 활용 사례도 소개됐다.
칭다오신첸완컨테이너터미널(QQCTN) 류팡차오 공정기술부 매니저는 칭다오항의 완전자동화터미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한 작업계획과 안전관리, 예지정비 사례를 공유했다. 체화지능 로봇과 디지털트윈, 대규모 AI 모델을 결합한 미래 스마트항만 구상도 제시했다.

PSA BDP 에디 응 데이터·분석 총괄은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공급망 위험을 모니터링하고 물류 전 과정의 가시성을 확보한 사례를 소개했다. AI 기술의 안정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데이터 관리와 활용 원칙을 담은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항만의 AI 전환을 현실화하기 위한 기술적·제도적 과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박훈모 현대로템 상무는 항만 자동화를 위해 개별 장비의 성능 향상뿐 아니라 장비 간 연계와 운영 최적화가 중요하다며 데이터 표준화와 공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금렬 블루어드 상무는 데이터 표준화와 함께 AI 안전성, 사이버보안 등 기술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화 과정에서도 사람을 중심에 둔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박용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해사항만팀장은 국내 항만의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장 실증을 확대해 기술 적용 경험과 실적을 축적하고 기관과 기업 간 데이터 연계·표준화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자르 자이무르지나 뒤크레 UNESCAP 교통국 과장은 AI 항만이 개별 터미널의 자동화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항만과 배후 물류를 연결해 공급망 전체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며 AI·디지털 전환 역량 강화와 국제표준, 우수사례 공유를 위한 국제협력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정희 KMI 원장은 “피지컬 AI는 항만의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항만기술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피지컬 AI 항만 전략 이행이 우리 항만·물류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연구와 국제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I가 항만 장비를 직접 제어하고 방대한 물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항만 경쟁력의 기준도 시설 규모에서 자동화·데이터·AI 활용 역량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진해신항 등 차세대 항만에 피지컬 AI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고 국내 항만기술산업의 성장으로 연결할지가 향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황보현 기자 oceanjourn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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