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일보 - 김주영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 폐기량을 줄이기 위해 현행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도 일정 기간 섭취가 가능하지만 소비자는 유통기한을 폐기 시점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2021 서울 녹색 미래 정상회의(P4G 서울정상회의)' 개최 등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하는 흐름에 발맞춰 식품·의약품의 안전관리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우선 식약처는 현행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시토록 하기 위해 식품표시광고법 등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유통기한(sell-by date)은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유통·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을 말한다. 소비기한(use-by date)은 규정된 보관조건에서 소비해도 안전에 이상이 없는 기한을 뜻하고, 일반적으로 유통기한보다 더 길다.

우리나라와 달리 EU, 일본,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과 동남아·아프리카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비기한을 도입하고 있다.

식약처는 소비자들이 유통기한을 식품 폐기 시점으로 인식해 소비 가능한 식품을 버리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6%는 식품 생산, 6%는 음식쓰레기가 원인인 만큼 소비기한 표시제를 도입하면 식품 폐기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환경 보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식용 곤충 등 대체 단백질식품 인정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식용이 가능한 곤충은 메뚜기, 백강잠, 식용누에, 갈색거저리유충, 쌍별귀뚜라미, 장수풍뎅이유충, 흰점박이꽃무지유충,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탈지 분말, 수벌번데기 등 9종이다.

식약처는 새로운 곤충이 식품 원료로 인정될 수 있도록 안전성 평가 등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체 단백질 식품 소비가 늘어나면 농업 분야 온실가스 발생량의 42%를 차지하는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소고기 200kcal를 생산하기 위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24kg지만 식용곤충 200kcal를 생산하기 위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0.7kg에 불과하다.

식품·화장품 용기의 재활용도 확대한다.

식품 용기의 경우에는 안전 기준을 만족하는 경우 식품 접촉면에도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매년 최소 10만t 이상의 재생 플라스틱이 식품 용기로 재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소비자가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해 필요한 양만큼만 직접 소분(리필)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식·의약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미래 환경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해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식·의약품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