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설명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 고발장 작성은 누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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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설명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 고발장 작성은 누가 왜?
  • 입력 : 2021. 09.09(목) 05:21
  • 양인석 기자
[해양수산일보 - 양인석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내놓은 해명은 검찰이 야당에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의 의문점을 거의 해소하지 못했다. 고발장은 누가 작성했는지, 어떤 경로를 거쳐 전달됐는지, 검찰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는 수사기관이 밝힐 숙제로 남았다.

김 의원이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 밝힌 내용은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자신은 고발장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다. 둘째,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부터 공직선거법 고발 건에 대한 법률 자문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셋째, 손 검사로부터 범여권 정치인과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장과 판결문 등 첨부 자료를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간 김 의원의 말이 수차례 바뀌었던 터라 이날 발언 역시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더구나 김 의원의 이날 해명은 의혹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의문을 더 키웠다.

당장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지난 해 8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경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미래통합당의 고발장과 김 의원이 지난해 4월8일 손 검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최 대표에 대한 고발장은 거의 똑같다. 심지어 최 대표의 주민등록번호가 잘못 기재된 것까지 같다. 김 의원이 손 검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고발장이 미래통합당이 검찰에 낸 고발장의 원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 과정이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김 의원은 손 검사로부터 고발장을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고발장 최초 발송자의 이름이 ‘손준성’으로 표시돼 있는 탤레그램 대화방 캡처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은 낮게 봤다. 자신이 기억을 못하고 있을 뿐 손 검사로부터 고발장을 받은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한 셈이다.

윤 전 총장의 측근인 대검의 핵심 간부가 총선을 앞둔 예민한 시기에 특정 야당 정치인을 콕 집어 고발장을 보냈다면 둘이 특수한 관계이거나 사전에 모종의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에 대해선 부인하는 취지로 일관했다. 사법연수원 동기인 손 검사와의 사적 친분에 대해 선을 그었고, 기획통으로 선거법 비전문가인 손 검사로부터 선거법 고발 건과 관련해 법률적 도움을 받을 일도 없다고 했다. 손 검사가 자신에게 고발장을 보냈다고 해도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보낸 것이고, 자신은 영문도 모르고 받아서 내용도 보지 않고 당 지도부에 넘겼다는 게 김 의원의 해명이다. 대검에서 정보를 다루는 요직으로,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는 수사정보정책관이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는 전무후무하다. 김 의원의 ‘잃어버린 기억’과 실제 벌어졌을 가능성이 큰 사건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발 사주’ 의혹의 실체를 밝히려면 김 의원이 손 검사로부터 고발장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왜 받았는지, 손 검사는 왜 보냈는지, 손 검사가 고발장도 작성했는지, 고발장 작성은 다른 사람이 하고 손 검사는 김 의원에게 전달하는 역할만 했는지, 이 모든 과정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손 검사가 검찰 외부 인사와 협업했는지 등이 규명돼야 한다. 예를 들어 문제의 고발장을 보면 ‘범죄사실’ 부분은 서술어가 반말인 반면 ‘고발이유’ 부분은 경어체이다. 복수의 인물이 동시에 급하게 작업한 정황이라는 의심이 가능하다.

이 모든 의혹을 풀 첫 단추가 김 의원인데, 그는 이날 ‘기억나지 않는다’며 입을 닫아버렸다. 검찰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김 의원의 진술에 기대지 않고 오롯이 물적 증거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수밖에 없게 됐다.
양인석 기자 mof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