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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물질문명의 풍요 속에 살아가지만, 마음은 오히려 공허하고 불안합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종교는 삶의 본질을 묻고, 다시금 중심을 잡아주는 ‘마음의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불교는 마음의 작용을 관찰하고, 고통의 원인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통해 자비심을 일으키는 길입니다. 기독교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통해 실천적 사랑을 강조하고, 유교는 가족과 사회 안에서 인(仁)을 바탕으로 인간다움을 실현하려 합니다.
이처럼 각 종교는 방법이 다를 뿐, 인간의 고통을 덜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근본 뜻’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그 뜻을 헤아릴 때, 우리는 다름을 경계로 삼기보다 다름 속의 같음을 발견하는 지혜를 배웁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종교를 믿더라도, 진실한 신앙은 이웃을 미워하지 않으며, 다른 길을 걷는 이들을 향해 혐오의 눈길을 보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깊은 믿음은 더욱 큰 자비와 포용으로 나아갑니다.
지금 이 시대의 종교가 해야 할 역할은 '옳고 그름을 나누는 일'이 아니라,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을 감싸는 따뜻한 손길이 되는 것입니다. 분열된 사회 속에서 종교는 다리를 놓는 일이 되어야지, 담을 쌓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고요. 그렇기에 우리가 서로를 향한 마음을 바꾸는 일, 곧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기독교의 사랑, 유교의 인(仁), 불교의 자비. 이 셋은 결국 하나의 큰 강줄기처럼 만나,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마음이 혼란한 시대일수록 종교는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내 믿음이 높고 귀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믿음 또한 귀하다는 자각이 깃들 때, 우리는 비로소 종교의 이름으로 세상을 밝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백양사 가인암 주지 상화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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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목) 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