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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일보 오덕균 기자] 경찰이 가상자산으로 자금을 세탁해 비대면으로 마약을 사고파는 ‘온라인 마약 거래’가 크게 늘어나자 40여명 규모의 ‘가상자산 전담 추적·수사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7일 최근 4개월(3월 1일∼6월 30일) 동안 마약류 범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 결과 총 5109명을 적발해 이 중 96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발 건수(5023명)보다 86명 늘어난 것으로, 마약 종류별로는 필로폰·합성대마 등 향정신성의약품(4151명) 사범이 81.2%로 가장 많고 이어 펜타닐 등 마약사범(530명·10.4%), 대마사범(412명·8.1%) 등이 뒤따랐다.

특히 온라인 마약류 사범의 비중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2021년 24%였던 온라인 마약사범의 비중은 4년 만에 36.8%(2025년)로 늘었다. 최근 국내 온라인 마약류의 거래형태는 ‘마약류 구매대금을 받기 위한 가상자산 지갑 주소 통보’→‘구매자가 불법 가상자산 거래업자 계좌로 입금’→‘거래업자가 자금 세탁 뒤 가상자산 지갑 주소로 대리 지급’ →‘판매자가 투약자에게 마약류 은닉 주소를 통보’하는 구조로 정형화되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가상자산을 활용한 온라인 마약 유통이 늘면서 투약자 적발은 늘어나지만 공급자 적발을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났다. 투약자 등 단순사범은 전년 동기간보다 9.1% 증가한 반면, 판매·유통 등 공급사범은 7.6% 감소했다. 경찰은 “비대면 유통방식과 가상자산·보안 에스엔에스(SNS) 이용 등으로 공급책 추적이 어려워지고, 한명의 판매자가 동시에 다수의 구매자에게 유통할 수 있는 온라인 거래의 특성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하반기 집중단속부터 41명 규모의 ‘가상자산 전담 추적·수사팀’을 새롭게 설치해 마약류 거래의 수단으로 자리 잡은 가상자산을 정조준한다는 계획이다. 가상자산 전담 추적·수사팀은 자금세탁을 대행하는 불법 가상자산 거래업자를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동시에, 불법 자금 환수까지 전담해 온라인 마약류 시장에서 돈의 흐름을 끊어내는 데 주력한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가상자산 전담대응팀 신설 등 인력과 조직을 대폭 확대하는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지금이 마약류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라며 “최근 마약류 유통범죄 검거 보상금을 최대 5억원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개정된 만큼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드린다고”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