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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동안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지켜온 터전이 이제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해녀는 고령화로 하나둘 바다를 떠나고, 돌고래는 인간의 탐욕과 환경 파괴 앞에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제주 바다는 지금 우리 모두에게 묻고 있다. “당신들은 공존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파멸을 향해 갈 것인가.”
제주 바다의 한복판에는 늘 해녀가 있었다. 그들은 산소통 하나 없이 심해를 누비며 전복, 소라, 해조류를 채취했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그러나 그들의 노동은 단순히 밥벌이에 그치지 않았다. 해녀는 바다의 질서를 존중하며 필요한 만큼만 취했고, 그 결과 수백 년 동안 지속가능한 어업 문화를 이어올 수 있었다. 해녀는 단순한 노동자가 아니라, 바다의 어머니였다.
그러나 지금 해녀의 숨소리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수산자원이 급감했고, 해양 오염은 해녀의 바다를 갉아먹고 있다. 무엇보다 공동체의 고령화는 심각하다. 평균 연령은 이미 70세를 넘어섰고, 젊은 세대의 발길은 끊긴 지 오래다. 해녀의 호흡이 멈추는 순간, 제주 바다와 인간의 공존 질서도 함께 무너질 것이다.
최근 제주에서는 해녀들이 지켜온 돌고래 집단을 법적으로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히 보호종으로 지정하는 수준을 넘어, 돌고래에게 **법적 인격(legal personhood)**을 부여하자는 논의다. 이는 돌고래를 ‘자원’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정하자는 시도다. 해녀가 바다의 수호자라면, 돌고래는 그 바다의 벗이자 동반자다.
이 논의는 단순한 동물 보호 차원을 넘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는 질문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바다를 정복과 소비의 대상으로만 여겨왔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존재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바다는 회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선택해야 한다. 지금처럼 바다를 개발의 이름으로 소비한다면, 해녀는 사라지고 돌고래는 소멸할 것이다. 반대로 해녀와 돌고래를 지켜낸다면, 우리는 자연과 인간이 새로운 동반자로 살아갈 수 있음을 증명하게 된다.
제주 바다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이 함께 써 내려온 역사이자,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마지막 유산이다. 해녀가 사라지고 돌고래가 침묵하는 순간, 바다는 더 이상 제주가 아니며, 우리의 삶 또한 근본부터 흔들리게 될 것이다.
이제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개발의 이름으로 바다를 소비할 것인가, 아니면 생명과 공존하는 새로운 질서를 세울 것인가. 해녀의 숨과 돌고래의 울음은 우리에게 지금이 마지막 경고의 시간임을 알리고 있다.
바다는 우리에게 더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제는 우리가 응답해야 한다.
임종민/ 칼럼니스트. 해양수산일보 사장
임종민 oceanjournal@naver.com
2026.10.08(목) 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