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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필요성은 이미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산업 기반 약화, 국가 정책 경쟁에서의 불리함은 광주와 전남이 함께 맞닥뜨린 현실이다. 생활권도 경제권도 이미 하나로 움직이는 만큼, 행정도 전략도 광역 단위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통합은 “누가 더 얻느냐”의 싸움이 아니라, “어떻게 함께 살아남느냐”의 문제다.
그러나 통합이 큰 선택인 만큼 우려가 나오는 것도 자연스럽다. 재정 부담, 지역 소외, 권한 배분, 청사 운영 같은 민감한 문제는 반드시 따져야 한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있다. 건전한 검증과, 불필요한 논란은 다르다. 검증은 대안을 향하지만, 논란은 갈등을 키운다. 검증은 구체적 근거를 요구하지만, 논란은 자극적인 단어로 상대를 몰아붙인다.
통합 논의가 흔들릴 때마다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흡수’나 ‘종속’ 같은 프레임을 먼저 꺼내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내용을 단정하며 불신을 키우는 방식이다. 이런 소음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민의 판단을 흐리고, 필요한 논의를 지연시키며, 결국 지역의 시간을 잃게 만든다. 통합의 길은 길게 보고 가야 하는데, 논란은 늘 단기 이익과 감정의 파편만 남긴다.
지금 전남·광주 통합에 필요한 시민의식은 단순하다. 첫째, ‘우리’의 관점으로 보기. 광주가 이득을 보느냐, 전남이 손해를 보느냐의 계산표가 아니라, 통합이 만들어낼 미래 산업과 일자리, 교육·의료·문화 인프라의 변화가 ‘우리 삶’에 어떤 의미인지 묻는 태도다. 둘째, ‘검증은 하되 폄훼는 하지 않기’. 부족한 설계는 보완을 요구하고, 불명확한 내용은 공개를 촉구하되, 상대 지역을 깎아내리는 언어로는 절대 답이 나오지 않는다. 셋째, ‘절차를 요구하되 발목은 잡지 않기’. 공청회와 정보 공개, 단계별 로드맵은 필요하지만, 대안 없이 시간을 끄는 방식의 반대는 미래를 갉아먹을 뿐이다.
통합은 결국 신뢰로 완성된다. 신뢰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적인 말투와 태도에서 만들어진다. 지역을 나누는 표현, 감정을 부추기는 단정,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확산시키는 행동이 줄어들 때, 통합 논의는 비로소 생산적인 궤도에 오른다. 반대로 시민들 스스로가 논란의 연료가 되면, 통합은 제도를 갖춰도 ‘마음의 통합’에서 실패할 수 있다.
전남·광주 통합은 누군가를 이기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두 지역이 함께 살아남기 위해 선택하는 공동의 미래다. 이제는 통합을 두고 “찬성이냐 반대냐”를 외치기보다, 어떤 통합이 시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시민의식이 필요했는지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통합의 마지막 퍼즐은 법안이 아니라 시민의 품격이다. 논란이 아니라 성숙한 공론이, 분열이 아니라 책임 있는 연대가 전남·광주의 다음 시대를 열 것이다.
최창호 / 칼럼니스트.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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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목) 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