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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재래닭 ‘구엄닭’ 한 점이 식탁 위에 오른다. 쫄깃한 결 사이로 번지는 깊은 육향은 이 섬이 오래도록 품어온 시간의 맛이다. 한 끼 식사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사람들은 다시 길 위에 선다. 삼다수숲길로 이어지는 숲의 숨결, 교래곶자왈의 짙은 녹음이 발걸음을 감싼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과 바람은 방금 전의 맛을 더 오래 남게 한다.
제주도는 이 길을 ‘미식’이라 부른다. 먹고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머물며 느끼는 여행으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조천읍 교래마을을 중심으로 구엄닭 요리, 숲길 트레킹, 체험 프로그램이 하나로 이어진다. 밥 한 끼와 한 걸음의 시간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는 구조다.
구엄닭은 이미 세계에 이름을 올렸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등록된 이 작은 생명은 이제 제주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언어가 된다. 제주는 이 언어를 사람들의 발걸음과 입맛으로 번역하려 한다. 단순히 먹고 떠나는 곳이 아니라, 기억하고 다시 찾는 장소로 남기 위해서다.
숲을 걷고, 맛을 남기고, 다시 돌아보고 싶은 길. 제주의 미식은 이제 한 끼가 아니라 하나의 풍경이 되고 있다.
강금중 기자 oceanjournal@naver.com
2026.10.08(목) 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