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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원래 서로 다른 생각을 조율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다름은 전제가 되었고, 설득과 타협은 필수였다. 완벽한 답이 아니라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 그 자체가 정치였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는 그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정치는 설명하지 않고, 사람들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대신 감정이 앞선다. 분노, 불신, 그리고 편 가르기. 어느 편에 서 있느냐가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중요해졌고, 누가 옳은가보다 누가 우리 편인가가 먼저 묻는다.
그 결과 정치는 점점 멀어졌지만, 갈등은 오히려 더 가까워졌다. 우리는 뉴스를 보며 판단하기보다 이미 정해진 감정으로 반응한다. 사실을 확인하기 전에 분노하고, 상대를 이해하기 전에 단정한다. 말은 점점 짧아지고, 감정은 점점 거칠어진다. 이 변화는 단지 정치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그 파장은 우리의 일상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정치 이야기는 피해야 할 주제가 되었고,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관계를 멀리하는 일도 낯설지 않게 되었다.
서로를 설득하기보다 침묵하거나 단절하는 쪽을 선택하는 사회. 그것이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다.
정치는 본래 사람을 잇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을 나누는 일이 되어버렸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정치가 감정에 휘둘릴수록 사회는 점점 더 단순해진다. 복잡한 문제를 깊이 있게 바라보지 않고, 선과 악, 우리와 남으로 나누는 방식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그 순간 대화는 사라지고, 남는 것은 대립뿐이다. 그리고 그 대립은 결국 우리 삶을 더욱 피로하게 만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다. 더 정확한 말도 아니다. 오히려 조금 더 느린 태도, 조금 더 깊은 이해다. 이기기 위한 말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한 말, 설득하기 위한 태도가 아니라 먼저 들으려는 자세.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갈등의 이유가 아니라 대화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용기. 그 작은 변화가 정치를 다시 우리의 삶 가까이로 돌려놓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정치는 멀어졌지만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춘다면, 그 빈자리는 결국 더 거친 감정이 채우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지점에 서 있다. 감정으로 서로를 밀어내는 사회로 갈 것인가, 아니면 이해로 서로를 이어가는 사회로 갈 것인가.
정치는 멀어졌지만 사람은 멀어져서는 안 된다. 그 단순한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을 때, 비로소 이 사회는 다시 대화가 가능한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임종민/ 칼럼니스트. 해양수산일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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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8(목) 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