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환경의 날,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탑뉴스
[기자수첩] 환경의 날,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행사는 넘치는데 환경은 왜 나아지지 않는가
  • 입력 : 2026. 06.05(금) 12:06
김송희 취재본부장
오늘은 제31회 환경의 날이다.
아침부터 전국 곳곳에서는 환경의 날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환경보호를 다짐하는 선언문이 낭독되고, 나무를 심고, 쓰레기를 줍는 행사도 이어진다. 언론은 탄소중립을 이야기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저마다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환경의 날이 돌아올 때마다 씁쓸한 생각이 든다.
환경을 위한 행사는 해마다 늘어나는데, 정작 우리의 환경은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가. 환경의 날이 끝나면 현수막은 철거되고 기념사진은 보도자료 속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강과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다음 날에도 계속 늘어나고, 기후위기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어쩌면 우리는 환경을 지키는 일보다 환경을 이야기하는 일에 더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특히 바다는 지금도 말없이 신음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안가와 섬 지역에는 매년 막대한 양의 해양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폐어망과 폐로프, 스티로폼 부표와 플라스틱 폐기물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할 뿐 아니라 어업 생산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수거보다 처리다.
환경을 지키자고 외치면서도 정작 해양쓰레기를 처리할 시설 하나 제대로 갖추는 데 수년씩 걸린다. 주민 반대와 행정 절차, 예산 문제 등이 얽히면서 사업은 지연되고, 그 사이 쓰레기는 계속 쌓여간다.

더 답답한 것은 기술은 이미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해양쓰레기와 폐기물을 단순 소각하는 것이 아니라 열에너지와 전력을 생산하는 자원화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환경오염을 줄이면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경제적 가치까지 창출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시설 설치 여부를 두고 수년간 논쟁만 반복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한다면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시설은 반대하고, 탄소중립을 이야기하면서 현실적인 대안은 외면하는 모습은 분명 모순이다.

물론 환경이라는 이름 아래 무조건적인 개발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과학적 검증과 안전성이 확보된 시설마저 감정적 논쟁 속에 묶여 있다면 결국 피해는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된다.

환경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오늘 버린 플라스틱 하나가 강을 거쳐 바다로 흘러가고, 그 바다는 다시 우리 식탁으로 돌아온다. 환경 문제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삶의 문제다. 환경의 날은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반성하는 날이어야 한다.

우리는 환경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에게 묻자. 우리는 환경을 걱정만 하고 있는가. 아니면 정말 환경을 지키고 있는가.

행사는 하루면 끝난다.
하지만 우리가 남긴 환경은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이 된다.

김송희 취재본부장
oceanjournal@naver.com
키워드 : 해양수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