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감축’ 무색…일회용컵 사용량 2년 연속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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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감축’ 무색…일회용컵 사용량 2년 연속 역대 최대
협약 참여업체 지난해 10억8900만개 사용…2016년보다 43% 증가
종이컵 규제 철회 이후 다시 급증…“구체적 감축 목표·점검 필요”
  • 입력 : 2026. 10.06(화) 00:22
  • 문헌영 기자
일회용컵 사용량이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해양수산일보
[해양수산일보= 문헌영 기자] 정부가 카페와 패스트푸드 업체 등과 자발적 협약을 맺고 일회용품 감축을 추진해왔지만, 정작 일회용컵 사용량은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이행 점검이 부족한 ‘자율 감축’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회용품 감축 협약에 참여한 24개 카페·패스트푸드 업체의 지난해 일회용컵 사용량은 10억8900만개로 집계됐다.

2016년 7억6000만개와 비교하면 약 43.3% 늘어난 규모다.
정부는 2002년부터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베이커리 업체 등을 대상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와 다회용컵 우선 사용, 빨대 감량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자발적 협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협약 참여에도 일회용컵 사용량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해마다 참여 업체 수가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업체 수가 같았던 기간에도 증가 추세가 나타났다.

2020년 9억400만개였던 사용량은 2021년 9억9300만개, 2022년 10억3600만개로 증가했다.
정부 규제가 강화됐을 때와 완화됐을 때의 차이도 뚜렷했다.

2018년 8월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이듬해 사용량은 전년보다 3300만개, 3.8%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규제가 유예됐다가 2022년 다시 시행되면서 2023년 사용량도 전년보다 9600만개, 9.3% 줄어든 9억4000만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부가 2023년 11월 종이컵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플라스틱 빨대 등에 대한 계도기간을 사실상 연장하면서 흐름은 다시 바뀌었다.

2024년 일회용컵 사용량은 10억7200만개로 전년보다 14%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다시 10억8900만개로 늘면서 2년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종이컵뿐 아니라 플라스틱컵과 나무젓가락, 일회용 접시 등 다른 일회용품 사용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규제 완화가 전반적인 일회용품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발적 협약 자체의 실효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13년 협약에는 ‘2020년까지 22% 감량’과 같은 수치화된 목표가 포함됐지만 2018년 이후 협약에서는 구체적인 정량 목표가 사라졌다. 정부가 2002년 민간업체와 감축 협약을 시작한 이후 24년 동안 이행 결과를 점검해 공개한 것도 4차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희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자발적 협약 자체보다 측정할 수 있는 목표 없이 협약을 반복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행 자료 공개와 함께 필요한 분야에서는 규제로 연결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왕진 의원도 구체적인 감축량과 단계별 시한, 현장 단속 계획을 담은 일회용품 규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회용품 감축은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책임과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 함께 작동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 협약은 이어졌지만 사용량은 오히려 역대 최대를 기록한 만큼 ‘자발적 감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구체적인 목표와 지속적인 이행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헌영 기자 oceanjourna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