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출처= 문금주 국회의원 블로그

[해양수산일보 김선중 기자] 일정 규모 이상 자연재해 피해에 대해선 보험료 할증을 제한하는 내용의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과 정부가 재해 발생 전 투입된 생산비까지 농가에 보전할 수 있도록 한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이 10일 여야 합의로 국회 입법의 첫 단추를 끼웠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두 법안을 처리했다.

두 법안은 지난 정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입법이 추진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은 뒤 당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며 올 1월 국회에서 최종 폐기됐었다.

당시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은 자연재해 피해에 할증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인데, 정부는 재해 위험도에 따라 보험료율을 달리 적용할 수 없게 되면 보험상품 유지가 어려워지고 가입자간 형평성 문제도 생긴다며 법안을 반대했다. 농가가 재해 이전에 투입한 생산비까지 정부가 지원하도록 한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은 농업재해보험 가입 유인을 떨어트릴 수 있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상황은 새 정부 들어 급변했다. 기후위기로 농업의 지속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재해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국정 방향으로 정해졌고, 지난 정부에서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웠던 국민의힘도 입장을 선회하면서 여야가 두 법안 처리에 극적 합의를 이뤄냈다.

다만 민주당이 정부·국민의힘 의견을 수용하면서 법안 내용은 일부 바뀌었다.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은 ‘정부 기준을 충족하는 재해에 한해’ 할증을 제한하도록 했다.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은 농가의 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지원 수준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이 여야 합의로 소위를 통과한 만큼 농해수위 전체회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 남은 단계도 무리 없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을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한우법) 제정안’에 이어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까지 입법 순풍을 타면서 쟁점이 아직 남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논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도 수확기 전까지는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