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도 종교도 넘었다…만해대상 30년, 33개국 155명에 ‘평화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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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도 종교도 넘었다…만해대상 30년, 33개국 155명에 ‘평화의 손길’
제30회 맞은 만해대상…세계 33개국 수상자 배출
만델라·달라이 라마·김대중·제인 구달 등 이름 올려
평화·문학·봉사·예술 아우르며 ‘울타리 없는 상’ 자리매김
9월 9일 강원 인제서 제30회 시상식
  • 입력 : 2026. 08.20(목) 03:15
  • 임우혁 기자혁
강원 인제 만해마을 내 만해문학박물관 입구에 설치된 역대 만해대상 수상자의 벽. 사진=만해마을 제공
[해양수산일보= 임우혁 기자혁] 국경도, 인종도, 종교도 수상의 기준을 가르는 울타리가 되지 않았다. 올해로 30회를 맞은 만해대상이 지난 30년 동안 세계 33개국 155명과 단체에 상을 수여하며 ‘경계를 넘어선 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수상자의 출신 지역은 아시아 14개국, 유럽 11개국, 북미 2개국, 아프리카 5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등 세계 곳곳에 걸쳐 있다. 종교 역시 불교를 비롯해 천주교와 개신교, 성공회, 원불교, 이슬람 등 다양하다.

이 같은 정신은 만해대상을 제정한 설악무산(1932~2018) 스님의 뜻에서 출발했다. 시조 시인이자 설악산 신흥사 조실을 지낸 무산 스님은 만해 한용운의 정신을 기리는 상을 만들면서 국적과 종교 등에 경계를 두지 않았다.

1997년 제1회 시상식에서 숭산 스님과 가톨릭농민회가 나란히 수상한 것도 이러한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후 만해대상은 인류의 평화와 자유, 문학과 실천적 삶에 기여한 세계적인 인물들을 수상자로 선정해 왔다.

평화상에는 넬슨 만델라와 달라이 라마, 김대중 전 대통령, 이란의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 등이 이름을 올렸다. 문학상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월레 소잉카와 모옌 등이 선정됐다.

전쟁과 재난 현장에서 생명을 구한 단체들도 주인공이 됐다.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펼친 ‘하얀 헬멧’, 우크라이나 어린이 구조에 나선 ‘세이브 우크라이나’, 전쟁과 재난지역에서 무료 급식 활동을 벌여온 ‘월드 센트럴 키친’ 등이 평화대상을 받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함께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만든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은 2021년 평화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평생을 헌신한 외국인들도 만해대상을 빛냈다.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본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가레트와 마리안느, 발달장애인들과 함께한 아일랜드 출신 천노엘 신부, 천주교 안동교구장을 지낸 두봉 주교, 경기 성남 ‘안나의집’을 운영하며 노숙인과 취약계층을 돌본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 등이 대표적이다.

실천대상 역시 삶의 현장에서 나눔을 실천한 이들에게 돌아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한 원불교 김혜심 교무, 국제 불교구호단체 ‘더 프라미스’, 히말라야 오지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해온 청전 스님, 세계 곳곳의 소외된 이웃을 도운 원불교 박청수 교무 등이 수상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평생 연구하고 실천한 세계적인 생태학자 제인 구달도 2017년 만해실천대상을 받았다.

문예대상의 영역도 문학에 머물지 않았다. 국악인 안숙선과 황병기, 가수 이미자, 연극연출가 임영웅, 부산국제영화제의 기반을 닦은 김동호 위원장, 발레리나 강수진 등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소설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도 만해대상을 받았다.

한일 간 화해와 평화를 위해 노력한 일본인들도 수상했다. 와다 하루키와 우쓰미 아이코 교수에 이어 올해 니시모리 시오조 전 고치현 의장이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일본인 수상자는 3명으로 늘었다.

강원 인제 만해마을에는 30회를 기념해 역대 수상자 155명의 사진을 한데 모은 ‘수상자의 벽’도 설치됐다.

그 위에는 만해대상이 지난 30년 동안 지켜온 정신을 상징하는 문구가 새겨졌다.

“생명을 존중하고 고통을 덜며, 서로를 일으키는 마음이 바로 만해 선사께서 밝히신 삶의 길입니다.”

제30회 만해대상 시상식은 만해축전 기간인 오는 9월 9일 오후 2시 강원 인제읍 하늘내린센터에서 열린다.
임우혁 기자혁 oceanjourn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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