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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60대 남성 A씨의 가족은 지난 7월 2일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당시 신고를 담당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B경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에게 A씨와 통화했으며 무사하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가족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후 B경장은 경찰 내부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서 A씨 사건을 해제했다.
가족은 경찰의 설명을 믿고 기다렸지만 A씨에게서는 계속 연락이 오지 않았다. 가족들은 이후에도 두 차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최근 장미란씨 실종 사건 관련 보도를 접한 가족은 자신들이 겪은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고 판단해 다시 경찰을 찾았다.
지난 21일 재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은 A씨 사건과 장씨 사건 담당자가 같은 B경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이 다시 수색에 나섰지만 A씨는 다음 날인 22일 제주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초 신고로부터 51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경찰은 현재까지 A씨 사망과 관련해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족은 경찰 대응에 강하게 반발했다.
A씨 가족은 “최초 실종 신고 당시 아버지가 무사하다는 담당 경찰관의 말을 믿었다”며 “이후에도 연락이 되지 않아 두 차례 더 도움을 요청했지만 충분한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람이 백골이 될 때까지 경찰은 무엇을 했느냐”며 최초 신고 당시 경찰의 판단과 수색 조치가 적절했는지 철저하게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B경장은 장미란씨 사건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사건을 종결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자택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사흘 뒤 남자친구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현장 경찰관들은 휴대전화 위치정보 등을 토대로 한림항 주변 숙박업소 등을 수색했다.
하지만 수색은 약 2시간30분 만에 중단됐다. B경장이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했기 때문이다.
이후 경찰이 통신기록을 확인한 결과 B경장과 장씨가 실제 통화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 휴대전화에서도 실종 이후 경찰과 통화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장씨 사건은 가족이 다시 신고한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수색이 재개됐다. 최초 신고가 종결된 뒤 약 두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경찰은 현재까지 한림항 일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육상·해상 수색을 이어가고 있지만 장씨는 실종 100일이 넘도록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B경장을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또 B경장이 지난해부터 처리한 다른 실종 사건까지 들여다보며 실제 확인 없이 사건을 종결한 사례가 추가로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도 제주경찰청을 찾아 장씨 수색 상황과 B경장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
홍 본부장은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부분인 만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과 현장 경찰관들의 실종 사건 처리 과정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경찰청에 실종 신고 접수와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한 총리는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사례가 더 있는지 면밀히 확인하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하는 한편, 장씨 수색에도 가용 경찰력을 최대한 투입할 것을 지시했다.
강금중 기자 oceanjournal@naver.com
2026.10.08(목) 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