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다 뺏는 게 연금인가”…李정부 기초연금 개편에 노인단체 반발

탑뉴스
“줬다 뺏는 게 연금인가”…李정부 기초연금 개편에 노인단체 반발
저소득 노인 기초연금 인상해도 생계급여 삭감
시민단체 “기초연금, 생계급여 소득인정액서 제외해야”
  • 입력 : 2026. 08.26(수) 00:51
  • 박병선 기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이 25일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이재명 정부 기초연금 개편 논의 바로잡기'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 연금행동
[해양수산일보= 박병선 기자] 정부가 저소득 노인에게 더 많은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하후상박’ 방식의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최빈곤층의 실질소득을 늘릴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노년유니온 등으로 구성된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기초연금 개편에서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된다. 그러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경우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인정돼 생계급여 산정에 반영된다. 기초연금을 받은 만큼 다음 달 생계급여가 줄어들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현행 제도를 유지한 채 저소득층의 기초연금 지급액을 높이더라도 최빈곤층 노인의 실제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빈곤노인연대는 지난해 기초연금 수령으로 생계급여가 삭감된 노인이 87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빈곤노인연대는 기초연금액을 생계급여 소득인정액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저소득층에 기초연금을 더 지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생계급여가 함께 줄어드는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검토 중인 기초연금 수급 기준 변경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행 소득 하위 70%인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과 연동하는 방안에 대해 “기준 중위소득 100%를 새로운 기준으로 삼아야 할 근거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기준 중위소득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등에서 최저생활 보장 기준을 정하는 데 활용되는 만큼 성격이 다른 기초연금 수급 기준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당사자인 시민들의 충분한 참여 없이 개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앞서 성명을 통해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와 기준 중위소득 연동 방식 등을 지적하며 정부의 하후상박식 개편안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정부는 저소득 노인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기초연금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초연금 개편안을 8월 말이나 9월 초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 논의는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이 기초연금 증액분을 저소득 노인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이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본격화됐다.

정부가 조만간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기초연금 인상과 생계급여 삭감 문제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향후 제도 개편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박병선 기자 oceanjournal@naver.com
키워드 : 해양수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