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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목포항은 호남의 물산과 사람들이 모여드는 관문이었다. 1897년 개항 이후 수많은 배가 드나들었고, 항구를 중심으로 시장이 생기고 상점과 여관이 들어섰다.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도시의 골목은 활기를 띠었다. 배가 들어오면 거리가 살아났고, 배가 떠나면 또 다른 기다림이 시작됐다.
목포의 근현대사는 어쩌면 바닷물이 육지에 남긴 긴 흔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항구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교통과 물류의 중심이 바뀌고 산업구조가 변하면서 항구가 가졌던 역할도 달라졌다. 한때 사람과 물자가 넘쳐나던 항구 주변의 풍경도 예전 같지 않다. 원도심의 빈 점포와 줄어드는 인구는 목포가 지나온 시간을 말없이 보여준다.
그래서 목포 사람들에게 ‘전성기’라는 말은 때때로 그리움에 가깝다. 하지만 도시가 과거만 바라보며 살아갈 수는 없다. 지금 목포항 앞에는 다시 한번 변화의 시간이 놓여 있다. 목포항은 물류와 산업, 관광을 아우르는 서남권 해양거점항만으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신항과 배후단지, 해상풍력 지원 기능, 친환경 선박과 해양산업 등 앞으로 목포가 바다를 통해 만들어갈 새로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항만에 새로운 기능이 들어오고 산업이 성장하면 기업과 사람이 모일 수 있다.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돌 수 있다. 목포가 다시 서남해안의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항만이 커지면 도시도 저절로 살아나는가.
부두가 늘어나고 물동량이 증가하는 것만으로 목포의 전성기가 돌아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항구의 변화가 시민의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숫자 속의 성장에 머물 뿐이다.
항구에서 만들어진 일자리가 지역 청년의 일자리가 되고, 항만의 성장이 원도심의 상권으로 이어지며, 관광객이 잠시 사진을 찍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목포의 골목을 걷고 시장에서 지갑을 열고 하룻밤을 머물게 해야 한다.
그래야 항구의 성장이 도시의 성장이 된다.
목포에는 이미 좋은 자산이 많다. 유달산과 고하도, 다도해의 풍경이 있고, 오래된 골목과 근대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항구의 역사와 음식, 섬과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문제는 각각의 자원을 따로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도시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특히 목포항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원도심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새로운 항만은 바깥에서 성장하는데 오래된 도심은 비어간다면 그것을 목포의 전성기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항구와 도시가 따로 성장해서는 안 된다. 항만 개발의 효과가 원도심과 전통시장, 관광과 문화, 시민의 일상으로 흘러들어야 한다.
사람이 떠나는 도시에서 항구만 전성기를 맞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 놓쳐서는 안 될 것이 바다다.
목포항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야기하면서 개발만 앞세워서는 안 된다. 바다는 산업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생명의 공간이다. 항만과 해양산업이 성장할수록 해양환경을 지키는 일도 함께 가야 한다. 깨끗한 바다와 건강한 해양생태계가 없는 해양도시의 번영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결국 목포항의 미래는 얼마나 많은 시설을 새로 짓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좋은 항구는 배만 불러들이는 곳이 아니다. 사람을 불러들이고, 일자리를 만들고, 도시의 골목을 다시 밝히며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곳이어야 한다.
우리가 다시 보고 싶은 목포항의 전성기도 그런 모습이어야 한다. 과거의 목포항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시대가 달라졌고 항구의 역할도 달라졌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영광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맞는 목포항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언젠가 목포항에 다시 많은 배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모여들었을 때, 우리는 물동량이나 관광객 숫자만 보고 전성기가 돌아왔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원도심의 불이 다시 켜지고, 시장에 사람들이 돌아오고, 청년이 목포에서 자신의 내일을 계획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목포항이 다시 살아났다고. 목포가 다시 바다와 함께 뛰기 시작했다고.
목포항의 전성기는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다시 만들어가는 것이다.
해양수산일보 oceanjournal@naver.com
2026.10.15(목) 1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