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본격 심의부터 민주노총 '전원 불참'…험로 예고

노동/안전
내년 최저임금 본격 심의부터 민주노총 '전원 불참'…험로 예고
최임위, 12대 위원 인선 후 2차 전원회의 열었지만
민주노총 "역대 최저 인상 공익위원…대부분 유임"
勞 "최저임금 인상해야" vs 使 "올해 역시 안정돼야"
공익위원, 민주노총 공개비판 "장외 문제제기 금지"
  • 입력 : 2021. 05.19(수) 09:19
  • 신재원 기자
[해양수산일보 - 신재원 기자 ]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에 적용될 내년도 최저임금의 본격적인 심의를 위해 18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시작부터 얼룩졌다.

공익위원 유임 등에 반발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회의에 전원 불참했고, 그나마 '반쪽짜리'로 진행된 회의에선 노사가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민주노총을 향한 공익위원의 공개 비판도 나왔다.

최임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했다. 향후 3년간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할 12대 위원 인선이 완료되면서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임기가 만료되지 않은 근로자위원 1명, 공익위원인 상임위원 1명을 제외하고 지난 13일로 임기가 만료된 25명은 대부분 유임됐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지난 2년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을 주도한 공익위원들이 대부분 유임됐다"며 이날 회의를 한 시간여 앞두고 이들의 몫인 4명 전원의 불참을 선언했다.

민주노총 불참 속에 반쪽으로 진행된 회의에선 노사가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노동계는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전 정권과 비교하며 정부를 압박하는 데 이어 경제 회복을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근로자위원 대표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문재인 정부 재임 기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7.7% 수준으로, 지난 보수 정권인 박근혜 정부의 7.4% 인상률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운을 뗐다.

그는 "특히 지난 2년간 코로나 상황에서 역대 최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률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은 그야말로 처참한 수준"이라며 "올해 또다시 최저임금이 저율로 인상된다면 현 정부에 대한 냉철한 평가만이 존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경제 회복도 최저임금 인상의 근거로 들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침체한 우리나라 경제도 회복의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최저임금 인상에 경제 위기 상황이라는 조건은 무의미하다.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백신은 최저임금 인상뿐"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익위원 유임과 관련해 "공익위원은 경기장의 심판과도 같다. 지난 2년간 공익위원들이 임의적인 잣대로 정치적 해석을 내리면서 저율의 인상 공식을 만들어낸 것이 아쉽다"며 이번 심의에서 변화된 역할을 당부했다.

반면 경영계는 문재인 정부 초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사실상 동결을 주장했다.

사용자위원 대표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지난 2년간은 최저임금이 다소 안정됐지만 2018~2019년 과도한 인상으로 인해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 62.4%로 G7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에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 고용 창출이나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면 올해도 역시 최저임금이 안정돼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영계는 노동계가 반발하는 '업종별 차등적용' 문제도 재차 거론했다.

류 전무는 "올해는 좀 더 업종별 구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고,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구분 적용 문제를 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선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위원이 최근 민주노총이 공익위원들의 사퇴를 촉구하며 조직적으로 '항의 메일 폭탄'을 보낸 데 대해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권 위원은 "표현의 자유를 이해하고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에 대한 절실한 바람으로 수용한다"면서도 "이러한 방식의 의견 전달로 일부 공익위원들은 심리적 압박과 개인 업무 수행상 물리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익위원들을 상대로 한 장외 개인적 문제 제기는 금지해주길 바란다"며 "공익위원들은 법이 정한 결정 기준에 근거해 노사 이해관계 어디에도 치우침 없이 객관적 상황과 여건에 따라 최저임금 수준을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이 본격적인 최저임금 심의 시작부터 불참을 선언하고 장외 투쟁을 예고하면서 올해 심의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이날 12대 위원장으로 연임된 박준식 위원장은 "함께 지혜를 모은다면 최대 다수의 최대 공감의 영역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한 배를 타고 앞으로 나아가야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최임위는 지난달 20일 첫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 결정 시한은 8월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7월 중순까진 의결을 마쳐야 한다. 올해 최저임금은 8720원이다.
신재원 기자 wnews136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