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어버이날 생각해 보는 사랑의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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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어버이날 생각해 보는 사랑의 마중물
전 조선대 총장 강동완
  • 입력 : 2021. 05.06(목) 14:09
[해양수산일보 - ] 어버이의 사랑으로 우리는 성장했지만, 감사를 다 드리지 못한 채 홀연히 떠나셨으니 늘 허전한 마음 가득하다.

우리의 초등학교 시절은 수도 시설이 없었기에 펌프 물을 많이 사용할 때이다. 지하수를 올리기 위해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넣고 펌프질을 힘차게 하다 보면 어느샌가 깨끗하고 시원한 물이 콸콸 쏟아지게 된다.

‘마중물’의 의미를 새겨 본다. 가장 위대한 마중물은 우리가 성장할 때 받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그 마중물이 어떤 경우에는 야단이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회초리이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따뜻한 자상함이기도 하다.

살면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 데 이때 남으로부터 받는 잠깐의 도움이나 ‘코칭’coaching 같은 조언도 마중물이 될 수 있다.
또한, 옆구리를 슬쩍 찌르듯이 유연한 개입으로 변화를 유발시키는 ‘넛지’Nudge라는 말도 마중물이다.

어린 시절 심부름을 잘하여 받는 칭찬도 마중물이 된다. 명절 때 벌교의 외가댁에 기차를 타고 어머니 심부름을 다녀오기도 했다. 기차 속의 왁자지껄한 모습이나 시골길을 걸으면서 바라보는 풍경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중물이었다.

한 친구는 어머니께서 시장에서 삯바느질해서 번 돈을 마중물 삼아 대학공부를 마무리하고 부모님이 계시는 곳에서 치과를 개원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치료에 정성을 다하면서 경제적 안정도 이루어 자랑스러운 자식이 된 것이다.

그런데 그의 마음속에 항상 걸리는 일이 있었다. 어머니가 아직도 시장에서 초라하게 삯바느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불효라고 생각해 어머니를 편하게 집에 모시기로 했다. 그러나 늘 일하시면서 즐거움을 가지셨던 어머니가 온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편치 않으셨던 모양이다.

우리는 종종 노동의 가치를 겉만 보고 판단할 수가 있다. 친구 어머니는 남들이 보기에는 초라했을지 모르지만, 어머니는 손바느질로 짓는 예쁜 한복 한 벌을 마무리할 때마다 삶의 충만감이 가득했을 것이다. 나이 드신 어머니를 집에 편히 모시고자 해 자식의 뜻에 따라 일을 접고 집에 계시게 됐는데 편함이 지나쳤을까, 몇 년 후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인생을 관조해 보면 희로애락의 연속이다. 그 친구는 오직 감사함과 미안함으로 어머니를 잘 모시겠다는 뜻이었지만 ‘효심도 과유불급 過猶不及이 되었을까’라는 생각으로 후회하곤 했다.

인간이 오고 가는 것은 하늘의 뜻이기에 어쩔 수 없지만 모든 어머니의 사랑은 마중물이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