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교육계에서는 2022년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포퓰리즘'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부·여당의 실현 의지가 낮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지난 24일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현행 국가장학금 제도는 수혜 학생이 전체 대학생의 48%인 104만명에 불과하고, 등록금 절반 이상을 지원받는 학생은 32%(69만명)"이라며 "이제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방식이 아닌, 다른 새로운 정책을 모색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질의했다.
그는 "현행 국가 장학금 예산에 2조8500억원 정도를 보태면 실제 등록금 고지서상 반값 등록금 실현이 가능하다"면서 "그 동안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한 112만명의 학생들이 반값 등록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 역시 "(교육부가) 추계해보니 지금보다 약 2조8000억원이 추가되면 고지서상 반값등록금이 실현될 수 있다"며 "국가장학금을 받는 대학생이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조금 더 근본적인 등록금 부담 경감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정당국과 협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니 국회에서도 힘을 실어 달라"고 화답했다.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제도는 고지서상 등록금을 반값으로 줄이는 게 아니라 전체 등록금 총액 중 절반에 달하는 재원을 투입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위주로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2011년 대대적인 등록금 투쟁 이후 2012년 처음 도입됐으며, 2013년 박근혜 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이후 교육부는 2015년 소득연계형 반값 등록금이 달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2011년 기준 총 등록금 14조원 중 절반인 7조원을 국고와 대학 자체 장학금을 투입했다는 이유에서다. 순수 국가예산은 매년 4조원 규모다.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제도는 대학들이 10년 가까이 등록금을 동결·인하하게 만드는 기제로 사용되기도 했다. 등록금 인상 상한제에 이어 '국가장학금 2유형'으로 대학의 등록금 부담 경감 노력을 연계해 차등지급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 인사들이 10여년 만에 '실질적 반값 등록금'을 거론한 배경에는 이처럼 장기화된 대학의 재정난을 일부 해소한다는 취지도 있다.
유기홍 의원은 고등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가칭 '대학균형발전특별회계법' 법안을 만들고 있다. 만3~5세 누리과정 재원을 조달한 방식과 같이 고등교육 재정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국내총생산(GDP) 대비 1.1% 목표로 5년간 한시 특별회계를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유 의원은 이 재원으로 대학생 등록금 부담을 경감하고 지역혁신플랫폼(RIS), 혁신공유대학 사업 등 지방대 살리기와 첨단 분야 인재 양성, 대학구조개혁, 사학혁신 등을 촉진하는 데 사용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에 대해 "고등재정교육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기 때문에 특별회계를 도입하는 방안도 재정지원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더불어 조금 더 구조적·근본적인 고등교육 재정 확충 방안에 대해 국회에서도 논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정이 반값 등록금 이슈를 다시 꺼내든 것을 두고 비판적인 여론도 나온다. 유기홍 의원은 지난 25일 한국교육학회 연차학술대회 대담자로 참석해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교육공약으로 제시하겠다고도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은 지방교육재정처럼 대학에도 법정 교부금을 경상비로 지급하는 제도로, 대학가의 숙원이지만 사립대, 특히 부실대학에 경상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재정당국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지난 24일 대정부질문 당시 "대학을 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교육당국이 추진하고 있던 대학구조조정 문제와 같이 고민해야 한다. 오도가도 못하는 지방 사립대 및 재단이 (대학 운영을 접고) 자신들의 길을 찾아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학자는 "여당은 19대 국회 출범 당시에도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1호 법안으로 내세웠고 대선공약으로도 수 차례 제시했지만 집권 후에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다"며 "이 점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지 않으면 포퓰리즘이란 오해를 살 수 있다"고 꼬집었다.
교육부는 올 10월 중 대학혁신지원사업 등 재정 확충 방안을, 2022년 상반기에는 범부처 고등교육 재정 종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당정이 언급한 '실질 반값 등록금'은 결국 대학의 재정위기는 그대로 두고 부담 주체만 국가로 바꾸는 격"이라며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어들겠지만 당장 쓰러져가는 강소대학의 재정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정책이 우선"이라고 제언했다.
정길도 기자 mofnews@naver.com
2026.10.08(목) 22: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