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개헌론자 野의원들과 잇단 접촉…‘개헌 정족수’ 염두 뒀나

탑뉴스
李대통령, 개헌론자 野의원들과 잇단 접촉…‘개헌 정족수’ 염두 뒀나
국힘 의원들과 골프 회동·제안 잇따라
접촉 의원 상당수 개헌특위 출신·개헌론자
개헌안 통과 위해 野 최소 10명 찬성 필요
정계개편·대연정 포석 해석도 정치권서 제기
  • 입력 : 2026. 08.15(토) 10:48
  • 김철석 기자
주호영 전 국회 부의장,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 신성범 의원, 최형두 의원. [연합]
[해양수산일보= 김철석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갖거나 라운딩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접촉 대상 상당수가 개헌에 적극적인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행보가 향후 개헌 추진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최근 대통령 4년 중임 또는 연임제 개헌 입장을 재확인한 상황이어서 야당 의원들과의 접촉 배경을 둘러싼 정치권의 해석도 분분하다.

국민의힘에서는 주호영·박덕흠·김태호·신성범 의원 등이 이 대통령과 골프를 함께했거나 라운딩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형두 의원 역시 제안을 받았지만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개헌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인사들이다.
주호영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1987년 체제’가 한계에 이르렀다며 대통령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는 당 개헌특위 위원장을 맡았으며 신성범·최형두 의원도 개헌특위에 참여했다.

김태호 의원 역시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힌다. 김 의원은 2021년 대선 출마 당시 ‘87년 체제 종식을 위한 개헌’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당시 국회 전반기 부의장이었던 주호영 의원과 후반기 부의장을 맡은 박덕흠 의원 등과 골프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 과정에서 개헌을 비롯한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김태호 의원은 최근 이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에서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정치권이 이 대통령과 야당 개헌론자들의 접촉에 주목하는 이유는 개헌안의 국회 의결 요건 때문이다.

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의석 구도를 고려하면 여권만의 힘으로는 개헌안을 처리할 수 없어 국민의힘 의원 일부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따라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개헌에 우호적인 국민의힘 의원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향후 개헌 추진에 필요한 정치적 공감대를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야권 일각에서는 이를 개헌 문제에 국한된 행보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이 야당 중진들과 접촉면을 넓혀 향후 정치적 외연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협치 구도를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일부에서는 대연정이나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 인사들의 국정 참여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국민의힘 내부를 흔드는 정치적 카드가 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대통령이 여야 공식 협상 채널이 아닌 개별 의원들과 접촉하는 방식에 대해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과 야당의 소통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국회에서 야당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는 상황에서 골프 회동만 이어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범여권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조국혁신당은 현 정치 상황에서 대통령의 골프 회동이 적절하지 않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대통령의 야당 의원 접촉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시선은 오는 17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로 향하고 있다.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개헌 문제가 본격적인 정치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민석 민주당 당대표 후보도 대통령 4년 중임 또는 연임제 개헌 취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헌을 위해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일부 단축할 수 있다는 구상 역시 대선 이전부터 이 대통령이 밝혀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대통령도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대통령 4년 중임·연임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개헌을 위해 임기 단축이 필요할 경우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야당 개헌론자들과의 접촉이 단순한 여야 소통 차원을 넘어 실제 개헌 추진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철석 기자 oceanjournal@naver.com
키워드 : 해양수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