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엔 중국어, 땅엔 중국 자본”…외신이 주목한 제주, ‘중국섬’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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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엔 중국어, 땅엔 중국 자본”…외신이 주목한 제주, ‘중국섬’ 논란 재점화
독일 언론, 투자이민제 이후 관광·부동산 변화 조명
제주도 “중국인 토지 소유 비중 극히 낮아, 과도한 해석” 반박
  • 입력 : 2026. 09.13(일) 02:32
  • 강금중기자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롯데면세점 제주점에서 쇼핑하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해양수산일보= 강금중기자]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 자본의 제주 유입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독일 언론이 중국 자본 유입 이후 달라진 제주도의 모습을 집중 조명하면서 투자이민제와 부동산 개발, 지역경제 영향 등을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지난 6일 ‘한 섬이 질식 위기에 처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 자본 유입 이후 변화한 제주를 다뤘다.

SZ는 제주지역 식당의 중국어 메뉴판과 면세점 광고, 거리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중국어 등을 소개하며 중국 관광객과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대만 매체 자유시보도 2024년 제주지역 중국 자본 문제를 다룬 바 있다.

외신이 주목한 배경에는 제주에서 시행돼 온 투자이민제도가 있다.
정부는 2010년 제주에 일정 기준 이상의 부동산에 투자한 외국인에게 거주 자격을 부여하고, 일정 기간 투자 상태를 유지하면 영주 자격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도입했다.

이후 중국계 자본이 제주지역 관광·숙박시설과 대규모 개발사업 등에 유입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중국계 개발업체들이 테마파크와 카지노, 호텔, 리조트 등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제주지역 부동산시장과 관광산업의 변화가 빨라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중국 자본 유입이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을 직접적으로 초래했다거나 개발 수익 대부분이 중국으로 빠져나간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별 사업별 상황과 객관적인 통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자본 유입과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 변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다.

SZ는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제주가 갖는 지정학적 위치에도 주목했다. 중국 자본이 투자된 일부 부동산의 위치와 제주 주변 해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외국 자본 문제를 단순한 관광·부동산 개발 차원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른바 ‘제주가 중국섬이 되고 있다’는 식의 표현에는 적극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중국인이 소유한 토지가 제주 전체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아 중국 자본이 제주 땅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은 실제 통계와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투자이민제를 통해 중국인이 제주지역의 일반 마을 토지나 아파트를 무제한 사들이고 있다는 인식 역시 사실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투자이민 대상 부동산은 정부와 제주도가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관광·휴양시설 등으로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외국인 투자 유치와 부동산 투기 우려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제도를 손질해 왔다. 2023년에는 기존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관광·휴양시설 투자이민제’로 개편하고 투자 기준을 강화했다.

결국 중국 자본을 둘러싼 제주 논란은 단순히 외국인이 얼마나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느냐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관광산업에 대한 특정 국가 의존도와 개발 이익의 지역 환원, 외국 자본에 대한 관리·감독, 주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만에 이어 독일 언론까지 제주지역의 중국 자본 문제를 조명하면서 외국인 투자를 지역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되 투기성 자본과 난개발을 막을 수 있는 보다 정교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논의도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강금중기자 oceanjourna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