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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의 산성화는 보이지 않는 침묵의 파괴자다. 산호초는 하얗게 백화되고, 조개류와 플랑크톤의 껍질이 녹아내린다.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가 무너지면 그 위에 놓인 모든 생명체가 위태롭다. 어업은 불안정해지고,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수억 명의 사람들까지 생존 위기에 놓인다. 해양 온도 상승까지 겹쳐 어종의 분포는 변하고, 전통적인 어장들은 사라지며, 어민들의 생계는 흔들린다.
문제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우리 식탁 위의 생선 가격이 오르고, 해안가 어촌의 젊은이들이 떠나며, 폭염과 홍수로 이어지는 기후 재난이 이미 그 증거다. 해양 산성화는 바다의 문제이자, 결국 인간의 문제다.
그렇다면 해답은 무엇인가.
첫째, 탄소 배출 감축이 근본이다. 국제사회는 파리협정 목표를 넘어, 보다 과감한 탄소 중립 이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의무다.
둘째, 해양 보호구역(MPA)을 확대하고 관리·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해양 생태계가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위성 모니터링,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불법어업 감시 시스템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셋째, 블루카본(Blue Carbon) 생태계 보전이다. 갯벌, 잘피밭, 맹그로브 숲은 육지보다 최대 4배 빠르게 탄소를 흡수한다. 우리나라 연안의 갯벌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일은 탄소중립 달성과 직결된다.
마지막으로, 시민의 참여가 필요하다. 일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지속가능한 수산물 소비, 기후 행동 캠페인 동참 등은 거대한 바다의 변화를 만드는 작은 파동이 된다.
바다는 더 이상 무한히 받아주는 쓰레기통도, 끝없이 퍼올릴 수 있는 자원 창고도 아니다. 지금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바다는 우리의 무관심을 증명이라도 하듯 더 뜨겁고, 더 산성화된 모습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단순히 한 종의 생물이나 한 해의 어획량이 아니다. 인류의 미래, 그리고 생명의 연속성 그 자체다. 바다를 지키는 일은 곧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다.
임종민/ 칼럼니스트. 해양수산일보 사장
해양수산일보 oceanjournal@naver.com
2026.10.29(목) 22: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