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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여전히 푸르고 넓어 보이지만, 그 속은 이미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모른 척 살아가고 있다.
최근 찾은 해안은 더 이상 풍경이라 부르기 어려웠다.
파도에 밀려온 것은 자연의 흔적이 아니라 플라스틱 조각과 스티로폼, 썩어가는 폐어구였다.
모래 위에 쌓인 쓰레기는 단 한 번의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반복된 방치의 결과였다.
그 위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사람들, 사진을 찍으며 웃는 모습은 오히려 더 큰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해양오염은 이제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다. 생태계 전체를 흔드는 구조적인 위기다.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바다 깊숙이 퍼졌고, 해양 생물의 몸속에 축적되고 있다. 그리고 그 끝에는 결국 인간이 있다.
우리는 바다를 오염시키고, 그 오염을 다시 먹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응은 여전히 부족하다. 정책은 사후 처리에 머물고, 발생 원인을 줄이기 위한 근본 대책은 미흡하다.
해양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반복되지만, 왜 계속 생겨나는지에 대한 질문은 부족하다.
일부 현장에서는 폐어구 관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단속 역시 느슨한 것이 현실이다.
보여주기식 정화 활동만으로는 이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의 무감각이다. 해변의 쓰레기를 보면서도 그저 “누군가 치우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책임에서 한 발 물러난다. 편리함을 위해 사용하는 일회용품 하나가 결국 바다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있다.
바다는 여전히 말이 없다. 하지만 그 침묵은 결코 평온이 아니다.
죽어가는 생명과 오염된 해변이 이미 우리에게 충분히 경고하고 있다.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
외면하며 공범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불편함을 감수하고 변화를 시작할 것인가.
지금의 침묵은 결코 중립이 아니다.
바다가 완전히 무너진 뒤에야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민국 기자 luckky77@naver.com
2026.11.04(수) 00: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