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으로 몰린 일가족…조작 수사관은 ‘강남 아파트 한 채 값’ 포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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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으로 몰린 일가족…조작 수사관은 ‘강남 아파트 한 채 값’ 포상금
정부, 간첩 조작 가담자 서훈 취소했지만 포상금은 그대로
조작 사건 포상금 받은 안기부 수사관 67명…군·경 포함 208명
2건 이상 조작 관여해 포상금 받은 사례도 4명 중 1명꼴
  • 입력 : 2026. 09.17(목) 00:05
  • 김철석 기자
AI생성 이미지 ⓒ해양수산일보
[해양수산일보= 김철석 기자]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간첩 조작 사건에 가담한 수사관들이 상당한 포상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가 최근 관련자들의 훈장 등 서훈을 취소했지만 당시 지급된 포상금은 환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KBS가 전두환·노태우 정부 시절 간첩 검거를 이유로 지급된 포상금 결정문 1700여 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간첩 조작 사건으로 포상금을 받은 국가안전기획부 수사관은 67명으로 파악됐다. 군과 경찰 관계자까지 포함하면 208명에 달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81년 발생한 ‘안동 일가족 간첩 조작 사건’이다.
당시 40대 중반이었던 안모 씨는 오래전 월북한 친형과 관련한 조사를 받는다며 아내와 함께 수사기관에 연행됐다. 안씨는 이후 40일 동안 불법 구금과 고문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안씨는 결국 간첩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으며 9년 동안 복역했다. 출소 후에도 ‘간첩’이라는 낙인으로 오랜 기간 사회적 고통을 겪었다.

이 사건 수사에 관여한 안기부 수사관 박모 씨는 안동 일가족 사건을 포함해 모두 4건의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가 이 과정에서 받은 포상금은 총 1871만원이었다. 당시 물가와 부동산 가격을 감안하면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한 채 가격에 상당하는 규모였다는 게 보도의 분석이다.

박씨는 이미 사망했으며 가족 측은 포상금을 받은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분석 결과 이 같은 사례는 박씨뿐만이 아니었다. 간첩 조작 사건에 관여해 포상금을 받은 안기부·군·경 관계자 가운데 2건 이상의 사건으로 포상금을 받은 사람도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박씨를 포함한 3명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각각 1000만원 이상의 포상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두 달 전 간첩 조작 사건 등에 가담한 160여 명에 대해 훈장 등 정부 포상을 취소했다. 그러나 당시 지급된 포상금은 아직 환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억울한 옥살이와 사회적 낙인으로 삶이 무너진 피해자들과 조작된 수사 실적으로 포상까지 받은 수사관들의 엇갈린 삶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드러나면서, 과거 국가폭력에 대한 책임과 후속 조치를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철석 기자 oceanjourn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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